뉴욕증시 상장 中기업 전체 IPO 2년간 95%↓
올해 美서 IPO 추진 中기업 중 한 곳도 2억달러 이상 조달 못해
중국 차량호출업체 디디 |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 기업이 대거 뉴욕증시에서 퇴출당하는 것을 막았던 미국과 중국의 약 1년 전 회계 합의가 양국간 기업공개(IPO) 흐름을 되살리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에서 IPO에 나선 중국 기업 가운데 한 곳도 2억달러(약 2천600억원) 이상을 조달하지 못했다.
44억달러를 모았지만 1년 만에 상장 폐지 절차에 들어간 '중국판 우버' 디디글로벌을 포함해 재작년 12개 회사가 2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은 것과 확연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전체 IPO 규모도 2021년 130억달러에서 올해 6억달러로 95% 급감했다. 지난해 4억달러보다는 다소 늘었다.
앞서 미국 회계 당국은 작년 12월 15일 중국에서 사상 처음 회계 감리 권한을 전면 행사했다.
2020년 말 미 의회가 자국 회계기준에 따른 감리를 3년 연속 거부한 중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외국회사문책법(HFCAA)을 제정하면서 뉴욕 증시에서 주식이 거래돼온 중국 기업 수백 곳이 당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미국은 중국의 기업 회계 감사 불투명성을 놓고 오래전부터 문제를 제기했으나 중국은 국가 보안을 이유로 감사 기록에 대한 미국 감리 당국의 접근 요구를 거부해왔었다.
약 1년 전 미·중 간 회계 합의로 알리바바 등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기업은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런 대형 악재가 해소됐는데도 중국 기업의 미국 IPO는 흥행이나 규모 면에서 모두 대폭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많은 중국 스타트업에 뉴욕증시 상장은 최대 희망으로 남아있다.
올해 최소 37개 중국 기업이 뉴욕 상장을 신청했는데, 이 가운데는 내년 2월 미 증시 데뷔를 노리는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고급 전기차 제조업체 지커도 있다.
루응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애널리스트는 "홍콩보다 덜 엄격한 수익성 요건 때문에 미국 IPO가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중국 IPO 후보들이 해외 진출을 선호하는 미국 사모 펀드와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IPO를 노리는 중국 기업들에 최대 걸림돌은 상당히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중국의 규제 환경이다.
차량호출업체 디디글로벌은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을 우려한 중국 당국의 반대 속에서 미국 증시 상장을 강행했다가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작년 5월 미국 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하기로 한 바 있다.
또한 고금리는 전 세계 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중국 경제가 더딘 회복세를 보인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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