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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男 석방시킨 '신원보증' 제도…경찰, 뜯어 고친다

머니투데이 이강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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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男 석방시킨 '신원보증' 제도…경찰, 뜯어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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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서해 피격 사건, 정치적 수사…구체 사건 지휘 안 하는 게 원칙"
지난 2일 서울 강남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를 덮쳐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한 20대 남성 신모씨가 차에서 걸어나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지난 2일 서울 강남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를 덮쳐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한 20대 남성 신모씨가 차에서 걸어나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경찰이 일부 관서에서 관행적으로 시행하던 '신원보증' 제도를 개편한다. 해당 제도는 수사 기관이 '신원보증서'를 받는 조건으로 피의자를 석방하는 것을 뜻한다. 이 제도는 지난 8월 마약류를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 길 가던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신모씨(28) 사건 이후 논란이 됐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해당 제도에 특별한 법적 근거가 없는 데도 용어 때문에 혼란을 준다고 판단, 윤희근 경찰청장 지시로 기존 신원보증서를 '가족 등 연락처 제출 확인서'로 바꾸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 명문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이달 초 '불구속 피의자에 대한 신원보증서 개선방안'을 일선 경찰서에 배포했다. '신원보증·신원보증서' 단어 사용을 일절 금지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만약 석방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거나 연락받지 않을 경우를 대비할 필요가 있을 때는 가족 등 연락처 제출 확인서를 받으라는 지시도 포함됐다. 이 확인서에는 피의자가 잠적할 경우 경찰이 그 소재를 묻거나 출석을 촉구할 수 있는 피의자의 가족, 가까운 지인 등의 연락처를 적게 된다.


롤스로이스男 석방 근거 '신원보증', 일부 경찰만 관행적으로 적용…"사실상 폐지된 제도, 법적 효력도 없어"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A씨가 18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3.8.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A씨가 18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3.8.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찰이 제도 개선에 나선 이유는 롤스로이스 사건을 계기로 발생한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지난 8월2일 오후 8시10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신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그러나 경찰은 서울 강남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지 약 17시간 만에 신씨를 석방했다.

(관련기사☞[단독]'마약 양성' 롤스로이스 차주 '석방'…구속영장 신청 안해, 왜?)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이처럼 신원보증 제도가 외부에 비춰질 경우 '변호사 등 유력자가 신원보증을 하면 석방한다'는 등의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우려가 내부적으로 많아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원보증 제도는 대검찰청 예규에 따라 검찰에서 1987년에 만들어졌지만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실상 폐지됐다. 그렇기에 경찰은 신원보증과 관련된 법령·규칙, 별도 서식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신원보증서 수령현황·수령 후 석방한 사례 등 관련 현황도 관리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일부 관서 경찰관이 신원보증서를 관행적으로 받고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제도가 설립된 80년대 말부터 근무한 '고참' 경찰에게 인수인계를 받았던 소수 경찰관이 이 제도를 습관처럼 활용해 왔다는 얘기다.

단연 신원보증서 역시 법적 효력이 없다. 대법원은 2003년 "신원보증인이 피의자의 인적 사항을 허위로 기재했다고 하더라도 범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혀 신원보증서의 효력을 부정했다.



신설 '가족 등 연락처 제출 확인서', 경찰 수사 자료로 활용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도로교통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도로교통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신원보증 제도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발생 가능한 피해가 더 크고 경찰관마다 실무 관행도 달라 명확히 통일·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피의자가 사고를 치면 내가 책임지겠다'는 신원보증 제도는 일본에서 시작된 문화"라면서 "40~50년 된 오래된 관습이고 피의자 체포 사실 등을 신원보증인에 알리는 게 인권침해 우려도 있어 현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윤 청장도 국정감사에서 신원보증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롤스로이스 사건 수사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걸 인정했다. 현장경찰의 판단을 존중하는 경찰 문화를 고려하면 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윤 청장은 지난 10월12일 열린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신원보증제도는 법적인 근거가 없는 제도"라며 "당시 (신씨를) 풀어준 건 초동조치가 미흡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신설된 가족 등 연락처 제출 확인서를 향후 수사에서 체포·구속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확인서를 받은 경찰은 피의자 석방 전에 해당 연락처가 피의자와 어떤 관계인지 등을 확인한 내용을 수사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도 최대한 없애기 위해 가족 등 연락처 제출 확인서를 받을 때 △요청하는 이유 △연락처 확인을 위해 경찰이 전화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피의자의 체포 사실·혐의 요지 등이 언급될 수 있다는 사실 △피의자 소재 등을 질의할 것이란 사실 등을 안내하는 절차도 마련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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