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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총선 앞두고 격랑에 빠져든 與… 차기 지도부 체제 어떻게 [與 김기현 대표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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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불출마 31시간 만에 결단… 비대위 전환 ‘속도전’

김한길·김병준·안대희 등 위원장 물망

안팎 원희룡·한동훈·나경원도 하마평

‘김장연대’ 공백 해법에 당내 의견 분분

일각, 조기 총선체제 전환 가능성 제기

유의동 등 임명직 당직자들 사의 표명

윤재옥, 대규모 공백사태 우려해 반려

김기현 대표가 13일 전격 사퇴하면서 집권 여당이 또 한번 격랑에 빠져들게 됐다.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되지만 관심은 향후 지도체제로 모아졌다.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공백을 어떻게 채울것인지를 두고는 당내 의견이 분분했다.

세계일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의 당 대표직 사퇴 표명과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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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체제 속도전… 하마평 분분

국민의힘은 당헌·당규에 따라 당분간 윤재옥 원내대표의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윤 원내대표는 14일 중진들의 의견 수렴과 함께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수습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윤 권한대행 체제는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 처리 등 원내 현안도 산적한 만큼 당내 중지를 모아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대표 권한대행인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 설치를 결정하면 비대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회, 선거대책위원회 등 선거기구를 꾸리고 공천 ‘물갈이’와 인재 영입 등 선거 업무 전반을 지휘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김 대표 사퇴 후 혼란을 빠르게 잠재우고 총선 체제에 돌입하기위해 비대위 전환 ‘속도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하마평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거론된다. 당 안팎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나경원 전 의원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을 위해 희생한 이미지가 있는 원 장관이나 나 전 의원이 차기를 맡아 주는 게 국민들도 수긍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한 장관은 아직 당 경험이 적기 때문에 비대위 보다는 선거대책위원장 등으로 중용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초선 의원은 “김한길 위원장이나 다른 ‘윤심’(尹心·윤석열대통령 의중) 후보가 올 경우 대통령이 공천권까지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이라며 “당 지지율이 더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비대위 대신 윤 권한대행 체제로 당을 유지하면서 공천관리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당을 조기 총선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하는 방안도 있지만 총선이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준비기간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세계일보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표명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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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이만희 사무총장 등 2기 지도부 임명직 당직자들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직 당직자는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조직부총장, 전략기획부총장, 대변인 등이다.

윤 권한대행은 우선 이들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업무 연속성과 당 혼란 수습 등을 고려해 사의를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비대위 전환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부의 대규모 공백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당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선당후사 VS 무책임한 사퇴

의원들은 김 대표의 사퇴를 두고 ‘당을 위한 결단’이라는 반응과 함께 당 지지율 하락에 ‘당연한 책임을 진 것’이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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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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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 사퇴론을 제기했던 하태경 의원은 “선당후사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제는 새로운 리더십을 조속히 구성해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를 주는 당으로 혁신하자”고 주장했다. 지도부에 쓴소리를 했던 성일종 의원도 “당이 위기에서 소생할 수 있도록 봄비를 뿌려줬다”며 “멋지고 훌륭한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반면 공식 기자회견도 없는 갑작스런 ‘온라인’ 사퇴 발표에 당이 더 혼란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퇴진하더라도 당 체제를 건강하게 정리해주고 판을 만들어주고 하면 더 좋았을텐데 그런 점에서 아쉽다”며 “우리한테 희망의 불씨를 남겨주고 가셨으면 어땠을까”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사퇴하는 느낌이 아니다”라고 김 대표의 사퇴를 평가 절하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차기 총선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비판적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인요한 혁신위가 요구한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희생’ 요구가 뒤늦게 수용되면서 다음 칼날이 어디를 향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도부와 친윤 핵심 의원이 희생한 만큼 다음 중진 희생은 공관위 단계에 가서 논의할 문제”라며 “당장은 당 수습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병욱·유지혜·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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