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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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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연동형 유지” 불출마 선언…민주당 ‘선거제’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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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정당금지법 제정 당부도…오늘 의총서 비례제 입장 정리

병립형 땐 비판 불가피…홍성국도 “불출마” 현역 총 6명으로

경향신문

“멋없게 이기면 세상 못 바꿔”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뒤 회견장을 나서는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경기 용인정)이 13일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선거법만 지켜주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선 출마 기회를 포기할 테니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위성정당금지법을 제정해달라는 취지다.

이 의원은 앞서 현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같은 요구를 한 바 있다. 당 지도부 등 주류가 수용하지 않자 더 강도 높은 불출마 선언이란 자기 희생안을 내놓은 셈이다.

그는 기자회견 서두에 “먼저 밝힐 점은,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분열의 길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당도 그동안 수차례 했던 대국민 정치개혁 약속을 깨고 분열의 명분을 주어서는 안 된다. 내일은 당이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14일 의원총회를 통해 선거제 개편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가 현실론을 들어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택한다면 약속 파기 비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단합을 강조하며 쇄신 요구는 외면하고 있는 이 대표가 유권자와의 약속까지 파기한다면 민주당 신뢰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 의원은 “(선거제는) 한 번 퇴행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양당이 선거법을 재개정할 리가 없고, 한 정당이 개정하려고 해도 상대 정당이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 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선 “선거법 퇴행 시도를 포기하시라. 위성정당금지법 제정에 협조하시라”면서 “민주당 증오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기득권을 이어가려는 시도를 중단하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선 “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아닙니다. ‘멋지게 이깁시다’. 용기를 냅시다”라며 “양당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 편에 서겠다 했던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지역구에서 1당 합시다.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기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꾼다. 대선이 어려워진다”며 “대선을 이겨도 증오정치가 계속되면 그다음 대선에서 윤석열보다 더한 대통령, 제2, 제3의 윤석열이 나올 수 있다. 그는 우리가 이룬 모든 것을 파괴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13일 오후 부산 수영구에서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의원이 이 발언을 인용해 반박한 것이다.

이 의원은 “정치개혁의 핵심은 증오정치의 판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의 꿈도 이거였다”며 “증오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먹고산다. 반사이익 구조에 갇힌 우리 정치는 극심한 증오정치로 빨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성국 의원(초선·세종갑)도 이날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년간 우리 사회는 한 발짝도 미래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보다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제로섬 정치는 오히려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민주당 현역 의원 중 총 6명이 이날까지 불출마 뜻을 밝혔다. 홍·이 의원과 박병석(6선·대전 서구갑), 우상호(4선·서울 서대문갑), 오영환(초선·경기 의정부갑), 강민정(비례) 의원이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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