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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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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세계 돋보기] ‘내 루틴’ 읽고 제안하는 아이폰 ‘일기’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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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

iOS 17.2 업데이트를 통해 공식 생성된 아이폰 ‘일기 앱‘이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일기 주제를 추천한다. 앱 화면 캡처


‘일기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아이폰 ‘일기 앱’이 베타 서비스를 거친 뒤 iOS 17.2 업데이트를 통해 공식 생성됐다. 말 그대로 내 일상을 기록하는 다이어리 앱이다. 다만 기존의 일기 앱들과는 다르다.

‘온디바이스 머신 러닝’이 내 일상을 파악해 어떤 내용으로 하루를 기록할지 스마트한 제안을 한다. 앱을 열어 데이터 접근을 허용하면 앱 자체에서 사용자의 사진, 피트니스 등 데이터를 읽고 맞춤형 주제를 추천한다. 이는 꾸준히 일기를 쓰고 싶지만 막상 어떤 말을 적을지 고민될 때 도움이 된다.

실제로 앱 화면 하단에 있는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추천 항목’을 통해 최근 사진 또는 산책한 걸음수가 나온다. 그리고 아이폰이 이를 바탕으로 글쓰기를 제안한다. ‘산책한 걸음수’를 선택하면 텍스트 작성 화면과 함께 ‘걷기에서 계속 생각나는 점이 있나요?’라고 질문을 던진다.

사진을 눌러도 같다. 위치 서비스가 적용된 추천 사진을 클릭하면 ‘저녁 000 방문’이라는 큰 주제 아래로 ‘이번 방문에서 시간이 지나면 더 소중해질 것 같은 경험에 대해 적어보세요’라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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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17.2 업데이트를 통해 공식 생성된 아이폰 ‘일기 앱‘이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일기 주제를 추천한다. 앱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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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막막한 사람에겐 더없이 편리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앱이 내 데이터를 다 읽고 있다’는 점이 우려다. 애플이 아무리 철옹성 같은 보안성을 갖고 있다고 해도 개인 정보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불안할 수 있다.

이를 인지한 애플은 개별 설정을 통해 각 분야별 접근 허용 설정을 뒀다. 아이폰 설정에서 ‘일기 아이콘’을 누르면 ‘일기 접근 허용’이 뜬다. 자신의 기호에 따라 위치, 사진 등 허용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접근을 제한한다면 ‘개인화 추천’ 기능을 내세워 앱을 만든 의미가 없다.

아무도 못 보게 앱 자체에 ‘암호 설정’이 된다는 점은 장점으로 여겨진다. 나에게 특화된 글 제안과 동영상, 사진, 오디오 등을 최대 13개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꾸준히 일기를 작성하는 사람에겐 즐거운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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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앱’ 설정을 통해 데이터 접근 제한 및 암호 생성을 할 수 있다. 앱 화면 캡처


하지만 ‘심플 이즈 더 베스트(simple is the best)’ 기조가 있는 듯한 애플의 단조로운 디자인은 아쉬움을 남긴다. 기존에 다른 일기 앱을 사용했던 사람이라면 꾸미는 것에 대한 기대는 버려야 한다. 일기 앱은 아이폰 메모장과 달리 제목과 본문을 구분할 만한 기능이 없다. 글자 드래그로 굵기·기울임 정도는 바꿀 수 있지만 글자 크기를 키우고, 그림도 그려 넣을 수 있는 메모장 앱에 비하면 기능이 꽤나 단출하다.

앱 내 캘린더도 없어 훗날 ‘이날 뭐 했지?’라는 생각이 들 땐 스크롤을 내려서 찾아야 한다. 정말 기억하고 싶은 일기는 스크랩할 순 있지만, 내용을 달별로 또는 카테고리별로 분리할 수가 없다. 그저 데이터 분석과 추천으로 글만 차곡차곡 쌓을 수 있을 뿐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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