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적용 유예 ‘2년 연장’ 추진 행보의 일환
尹 순방 중 참모들 민생현장 잇따라 찾아
정책실장, 가락시장 찾아 ‘물가안정’ 강조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취임 이후 첫 민생현장으로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농산물 물가 동향을 점검했다고 대통령실이 13일 밝혔다. 대통령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중소기업이 밀집한 산업단지를 찾아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정부 지원 강화 방침을 밝혔다. 여권은 다음달부터 확대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적용 유예 입법을 추진 중이다. 민생 현장 방문 명분으로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제동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 수석은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안산의 반월공단을 찾아 중소기업 대표 7명과 간담회를 했다고 대통령실이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지난달 30일 사회수석에 임명된 뒤 첫 민생현장 방문이다.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관련 사전 준비의 버거움과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적용 유예 입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장 수석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 대한 산업 현장에서의 우려가 생각보다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기업을 처벌해 의무를 강제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와 부작용이 있으므로 노사가 함께 산재예방의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준비를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는 물론 원청의 경영책임자까지 처벌하도록 하는 법이다. 지난해 1월27일 50인 이상 사업장(건설업은 공사 금액 50억원 이상)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됐다. 내년 1월 27일부터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건설 현장에도 적용된다. 이를 두고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들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더 유예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지원안은 연내 발표될 예정이다.
추가 유예 입법이 이뤄질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한 더불어민주당은 2년 추가 유예 입법을 논의할 전제조건으로 그간 준비 미흡에 대한 정부의 사과, 향후 법시행에 대비한 계획과 예산 지원 방안 등을 내걸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가 여러 지원책을 준비 중이지만 입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인 방안”이라며 종합적 정부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기반으로 야당 설득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 수석은 중소기업의 산재예방시설 융자사업을 올해 3553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 늘린 4586억원으로 내년 예산을 편성한 점 등을 강조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을 통한 안전보건 전문인력 양성,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컨설팅 지원 확대 방침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중대재해 취약분야 기업 지원대책을 조만간 확정해 산업재해에 취약했던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종합적 지원 대책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취임 이후 첫 민생현장으로 전날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가락시장)을 찾아 농산물 물가 동향을 점검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국정기획수석에서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첫 현장 행보다. 대통령실 신임 핵심 참모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기간 중 잇따라 현장으로 나가며 윤 대통령의 민생현장 강조 지시를 이행하는 모습이다.
이 실장은 가락시장에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주요 농산물 수급 동향을 보고 받고 농산물 경매를 참관했다. 이 실장은 그러면서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서민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가 안정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정책을 추진하면서 수시로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지난달 30일 정책실장 임명 발표 당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모든 가용한 정책을 총동원해서 물가안정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 독립언론 경향신문을 응원하신다면 KHANUP!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