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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일회용품 규제 완화 한 달…사라진 '종이 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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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10곳 중 8곳 플라스틱 빨대 사용

'일회용품 규제' 자발적 동참 시민도 늘어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를 완화한 지 한 달여 지난 가운데, 현재 대다수 카페에서 종이 빨대가 사라진 모양새다.

지난달 7일 환경부는 식당·카페의 종이컵 사용 금지를 철회하고,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당장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믿고 종이 빨대 생산에 사활을 걸었던 업체는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 발표 이후 판로가 막히며 종이 빨대 수천만 개가 재고로 전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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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환경부는 식당·카페의 종이컵 사용 금지를 철회하고,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당장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믿고 종이 빨대 생산에 사활을 걸었던 업체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정부 발표 이후 판로가 막히며 종이 빨대 수천만 개가 재고로 전락한 것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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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지난달 20일과 24일 두 차례 종이 빨대 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저금리 대출 외에 업체들이 요구하는 피해보상금, 판로 개척, 재고 처리 등 지원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환경부는 시장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만 있을 뿐 업계와의 추가 간담회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여전히 '종이 빨대'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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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2018년 11월께 종이 빨대와 빨대 없는 리드(컵 뚜껑)을 전국 매장에 도입한 이후 꾸준히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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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카페들이 종이 빨대가 아닌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이유는 단연 '비용'이다. 종이 빨대의 경우, 플라스틱 빨대보다 1∼2만원 더 비싸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자영업자 또한 원가 절감에 힘쓰는 가운데, 규제가 없어진 상황에서 종이 빨대를 계속해서 고수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나마 꾸준히 종이 빨대를 쓰는 곳은 스타벅스와 폴바셋,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2018년부터 매장 내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고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일회용품을 안 쓰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고객들 사이에서도 친환경 정책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종이 빨대 비용은 감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소규모 카페 등 자영업자들은 비용 절감 측면에서 일회용품 규제 완화를 반기는 모습이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자발적으로 '일회용품 규제'에 계속 동참하겠다는 반응도 상당수다.

특히, 종이 빨대의 경우 사용 시 거부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지만 플라스틱 컵, 종이컵 등의 경우 매장 내 다회용기나 텀블러 사용 등으로 대체하는 문화가 정착된 측면도 크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은 최근 들어갈수록 급변하는 날씨 등 기후변화를 몸소 체감하며 환경정책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젊은 층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회용품 정책이 자영업자의 경영난 가중 등을 이유로 후퇴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시 규제 강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용철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부는 2018년 이후 일회용품 규제를 강화해 오다가 최근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규제를 완화해 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했다"며 "우리나라의 일회용품 규제는 유럽 주요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기 때문에 향후 지속적인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줄도산 위기 속 '공동판매' 나선 종이 빨대 업체
정부의 플라스틱 빨대 단속 유예 결정으로 줄도산 위기에 몰린 종이 빨대 업체들이 직접 '공동판매' 홈페이지를 열고 재고 판매를 시작했다.

정부가 두 차례 간담회에도 실질적 지원 방안을 내놓지 못하자 자체적으로 판로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부에 의해 사업 포기를 당하고 있다"며 "당장 도산 위기를 막고 국산 종이 빨대의 품질과 안전성을 소비자에게 확인시키는 것이 1차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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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누리다온 등 5개 종이 빨대 업체는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판매 홈페이지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곳에선 5개 업체가 생산한 국내산 종이 빨대를 브랜드 구분 없이 같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생존 위기에 처한 종이 빨대 업체가 공동판매를 희망할 경우 참여 업체를 늘려 동일 조건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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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누리다온 등 5개 종이 빨대 업체는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판매 홈페이지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곳에선 5개 업체가 생산한 국내산 종이 빨대를 브랜드 구분 없이 같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생존 위기에 처한 종이 빨대 업체가 공동판매를 희망할 경우 참여 업체를 늘려 동일 조건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공동판매 업체들은 "지난달 7일 환경부의 플라스틱 빨대 금지 계도기간 무기한 연기 발표 이후 국내 종이 빨대 시장은 무너졌다"며 "종이 빨대로 친환경을 실천하고자 하는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팔아 급박한 자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종이 빨대 업체들의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4월 저리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당장 11월부터 사업자금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그동안 유예기간 등을 거치며 개인 신용대출까지 소진한 업체들에는 전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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