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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만화와 웹툰

전문 웹툰플랫폼 제친 인스타그램…소통 내세운 '인스타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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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열람·일상툰에 대한 갈증 반영…플랫폼에서 정식 연재되기도

연합뉴스

인스타그램 로고 아이콘
[인스타그램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인스타그램이 웹툰 플랫폼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인스타툰(인스타그램에서 연재되는 웹툰)이 무료 열람과 소소한 일상툰 장르, 쌍방향 소통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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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주 이용 서비스
[2023 만화웹툰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만화·웹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독자들의 주 이용 서비스 순위에서 인스타그램이 5위(13.6%)를 차지했다.

네이버웹툰,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웹툰, 네이버시리즈 등 이른바 '네카오'(네이버+카카오) 플랫폼의 뒤를 이었다.

웹툰 전문 플랫폼인 레진코믹스(13.1%), 탑툰(9.0%)보다도 이용률 순위가 높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지난해 11.5%에서 13.6%로 늘었고, 레진코믹스는 15.6%에서 13.1%로 줄면서 순위가 뒤집혔다.

이처럼 인스타툰이 인기를 끄는 첫 번째 이유로는 무료 서비스라는 점이 꼽힌다.

이용자 실태조사에서 인스타툰 이용 이유를 묻는 말에 48.2%가 '무료로 감상할 수 있어서'라는 답을 내놨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등 주요 플랫폼이 웹툰 유료화 모델을 정착시킨 것과 달리 인스타그램은 모든 게시물을 무료로 손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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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웹툰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작가의 실제 일상을 그린 '일상툰'에 대한 갈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웹툰 태동기인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일상툰이 주요 장르였다.

최초의 웹툰으로 꼽히는 '스노우캣'도 개인 홈페이지에서 연재하던 만화 일기 형태를 띠고 있다. '마린블루스', '루나파크' 등도 모두 작가의 일상을 담았다.

네이버웹툰이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에 기둥 역할을 하던 작품도 서나래 작가의 '낢이 사는 이야기',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 등 일상툰이다.

웹툰 산업이 커지면서 이 같은 기류는 바뀌었다.

게임판타지 대표 웹툰인 '나 혼자만 레벨업', 로맨스판타지 웹툰 '재혼황후' 등의 성공으로 유사한 장르의 작품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거대한 세계관, 복잡하고 반전이 있는 서사, 화려한 작화, 아무리 스크롤을 내려도 끝나지 않는 긴 분량 등이 웹툰의 성공 공식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처럼 한동안 로맨스판타지, 현대판타지 대작이 쏟아지면서 독자들의 피로도가 커졌고 반동으로 다시 소소한 일상툰을 찾는 독자가 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스타툰을 자주 읽는다는 독자 한 모(35) 씨는 "인스타툰은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경우가 많아서 내용에 공감이 많이 된다"며 "분량이 길지 않아 간결하고 소소하면서 확실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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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제공]


작가와 독자 간 활발한 소통이 가능하고 친숙한 관계를 쌓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인스타툰 작가는 일정 시간 동안만 열람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질문 기능을 이용해 독자와 소통한다.

이른바 '무물'(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를 통해 독자에게 짧은 질문을 받고, 편하게 답하는 방식이다.

작가가 독자의 댓글마다 '대댓글'(댓글에 대한 댓글)을 달 수 있고, 스토리 질문을 통해 꼭 작품 내용이 아니더라도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최근에 새로 산 물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일상툰이라는 장르 특성까지 더해지면서 작가와 독자 사이 간격이 확 좁혀지는 효과를 낸다.

이처럼 인스타툰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 웹툰 플랫폼에서도 유명 인스타툰 작가를 영입하거나 일상툰 라인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유튜버 올리버쌤의 부인이 인스타그램에서 그리던 '마님툰'은 현재 네이버웹툰으로 자리를 옮겨 '마님이네 미국 시골집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연재되고 있다.

조석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일상 개그만화를 몇편 선보인 뒤 네이버웹툰에서 '마음의 소리 2'와 '12시네점심' 등을 연재 중이다.

또 카카오웹툰은 2020년 인스타그램에서 큰 인기를 끈 수신지 작가의 '며느라기' 전편을 자사 플랫폼에 올리기도 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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