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20일 앞 불출마 공식 선언
“선거 참패후 배지 더 단들 식물 의원
당내 권력다툼에 불출마 발표 결정”
불출마 선언전 尹에 의사 전달한듯… 여권 “영남권 총선 위해 뛸것” 관측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오전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들어오고 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이자 3선인 장 의원은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주길 부탁드린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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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백의종군 선언은 내년 총선 불출마지, 정계 은퇴는 아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이 내년 4월 총선을 120일 앞둔 12일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의원은 “국민이 보기에 윤석열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희생하는 것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세울 수 있는 길”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낮은 당 지지율에 내가 책임을 져야 하고, 각오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장 의원의 불출마에 대해 “현재 보수 진영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내년 총선 구도가 아주 어렵다”며 “아무도 총대를 메지 않을 때 첫 스타트를 끊으면서 후일을 도모한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 張 “당내 권력 다툼에 불출마 발표 결정”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또 한 번 백의종군 길을 간다. 내가 가진 마지막(국회의원직)을 내어 놓는다.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주길 부탁드린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가장 절박한데, 총선 참패 후 배지 한 번을 더 단들 식물 국회의원 아니겠냐”며 “자기 자리 보전을 위해 꾸역꾸역 나가서 당선되면 영향력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성공하지 못하면 내 정치적 미래가 있겠느냐”고도 말했다. 여권에선 장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가 있는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의 총선을 위해 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 의원은 불출마 선언 타이밍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엊그제부터 당내에서 여러 갈등과 권력 다툼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고, 이건 당이 죽는 일”이라며 “조금 이르다고 생각했지만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조기 해산하자 김기현 대표 사퇴론으로 번졌고, 이에 친윤계 초선 의원들이 사퇴를 주장하는 의원을 향해 ‘자살 특공대’ ‘퇴출 대상자’ ‘X맨’ 등으로 공격하자 결심 시점을 앞당겼다는 의미다.
장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장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나 친윤계 핵심, 중진의 추가 결단 가능성에 대해선 “내 거취는 내가 결정하지만 내가 이야기할 일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장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위해 내 할 도리는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내 결심이나 충정이 국민들에게 0.1이 될지, 0.2가 될지는 모르지만 좀 긍정적으로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 의원은 차기 부산시장 도전설에 대해선 “박형준 부산시장과 나의 관계는 (전당대회 때 내가 지원한) 김기현 대표와 나와 같다”며 “박 시장의 당선과 성공이 내 책임이듯 나는 (당선에 기여한) 인사들을 뒷바라지해야지 경쟁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 與 “尹에 불출마 의사 전달했을 것”
장 의원은 인터뷰에서 불출마 선언 전 대통령과의 교감 여부에 대해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나는 윤석열 정부 출범 때부터 무한 책임이 있다. 정부가 실패하면 무슨 놈의 정치를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2021년 당시 검찰총장을 그만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시절부터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으며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올해 3월 전당대회에선 김 대표의 당선을 지원해 ‘김-장 연대’란 말이 나왔다.
대통령실에서는 장 의원이 전날 불출마를 암시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리기 전 윤 대통령에게 결심을 전달했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혁신위의 불출마 요구에 관광버스 92대에 지지자 4200여 명을 동원한 내용의 글을 올렸던 장 의원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에게 “희생하겠다”는 취지를 충분히 전달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권 관계자는 “장 의원 입장에선 큰 결정이었고 윤 대통령에게 취지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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