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지난해 4월 양귀비 재배 금지령 내려
유엔이 12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가 아프가니스탄을 제치고 세계 최대 아편 생산국이 됐다.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사회·경제적 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19년 2월3일 미얀마 샨 지역 양귀비 농장의 모습. 23.12.12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2021년 2월 발생한 군부 쿠데타 이후 극심한 사회·경제적 혼란 속에 빠진 미얀마가 세계 최대 아편 공급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딱지를 붙이게 됐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얀마 내부 불안정과 아프가니스탄의 아편 재배 감소로 인해 미얀마가 세계 최대의 아편 공급국이 됐다고 밝혔다.
미얀마는 올해 아편을 약 1080톤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세계 최대 아편 공급국이었던 아프간은 약 330톤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UNODC는 보고서에서 "2022년 탈레반의 마약 금지 이후 아프간에서 아편 재배가 95% 감소하면서 전 세계 공급이 미얀마로 옮겨졌다"며 "2021년 쿠데타로 인한 정치·사회·경제적 불안정으로 많은 사람이 양귀비 농사를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탈레반은 마약 재배 산업을 뿌리 뽑겠다며 지난해 4월 양귀비 재배 금지령을 내렸다.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였지만, 양귀비 재배 수익에 의존하던 농부와 노동자들의 반발을 샀다.
미얀마, 라오스, 태국 사이의 '골든 트라이앵글' 국경 지역은 세계적인 마약 생산지로 꼽힌다. 아편은 물론 '필로폰'으로도 불리는 메스암페타민 밀매도 빈번하게 이뤄진다.
특히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 이후 농부들이 대거 양귀비 재배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양귀비 재배 면적은 지난해 4만100헥타르에서 올해 4만7000헥타르로 18% 증가했다. 양귀비 재배지는 이미 2021년에서 2022년 약 33% 증가하며 큰 폭으로 늘어났는데, 여기서 재배지가 더 확대된 셈이다. 이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UNODC는 설명했다.
UNODC의 아시아태평양 지역국장 제레미 더글러스는 "2021년 2월 군부 장악 이후 발생한 경제, 안보, 거버넌스 혼란으로 인해 외딴 지역의 농민들이 생계를 위해 아편을 선택하게 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글러스 국장은 미얀마 군대와 무장 소수민족 간 전투가 급증하며 아편 재배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우려했다. 미얀마에서는 군부가 지난 2021년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은 뒤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카렌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군대와 시민방위군(PDF)이 곳곳에서 미얀마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아편을 원료로 해 제조되는 마약은 모르핀(염산모르핀), 코데인, 헤로인, 펜타닐 등이 있다.
로이터는 "아편 재배의 확대는 높은 수준의 합성 약물 생산 및 밀매는 물론, 자금 세탁부터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기까지 미얀마의 불법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고 전했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