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태백 탄광 오염수가 1급수로… 천연기념물 수달이 돌아왔다[현장르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광해공단 탄광 수질정화시설
중금속 함유 갱내수 여과하면
일반 하천보다도 깨끗한 물로
강원랜드에 탄광문화공원 추진


파이낸셜뉴스

지난 7일 강원도 함태탄광 수질정화시설 침전조에서 수질 정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사진=이유범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태백·정선(강원)=이유범 기자】 과거 석탄은 우리나라 산업을 지탱했던 주요 에너지원이었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주 에너지원을 석유로 전환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폐광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곳으로 변해갔다. 특히 1910년대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이타이이타이병의 원인이 인근 광산에서 흘러나온 카드뮴 등 중금속 오염수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본, 미국, 호주 등 선진국들은 폐광수 등 광해(鑛害)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5년 단위의 '광해 방지 기본계획'을 수립,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광해광업공단을 통해 광해 방지사업을 추진 중이다. 광해사업 과정에서 탄생한 강원랜드는 사행성 도박중독자 양산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 및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 진행한다는 긍정적 면모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중금속 오염수를 정화 처리

지난 7일 산업부 기자단이 찾은 함태탄광 수질정화시설은 탄광개발의 빛에 가려졌던 중금속 함유 갱내수를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다. 이곳은 2㎞가량 떨어진 함태탄광에서 오염된 갱내수를 처리하기 하기 위해 2004년부터 가동했다. 겉으로 보기에 함태탄광의 갱내수는 투명했지만 실은 중금속이 녹아 있다. 최초 유입수는 12월 6일 측정치 기준 철 25.4PPM, 망간 3.60PPM으로 배출허용 기준치인 2PPM을 크게 웃돈다. 이대로 하천에 흘러들면 낙동강까지 중금속 오염을 초래한다.

정화시설에 유입된 갱내수가 여과를 거치면 중금속 수치가 일반 하천보다도 깨끗한 수준이 된다. 정화된 갱내수는 인근 소도천에 방류하거나 근처 스키장과 호텔에서 제설용수와 수영장 용수 등으로 쓴다. 철과 망간을 걸러내며 나온 슬러지는 시멘트 공장에서 부원료로 쓴다. 단순한 정화를 뛰어넘는 리사이클인 셈이다.

정영국 한국광해광업공단 강원지사 시설운영팀장은 "유입된 함태탄광 지하수의 철 함량은 환경부 기준치의 12배 이상이었지만, 수질정화 뒤 철 함량은 0.01PPM으로 낮아졌다"며 "붉은색 중금속 오염수였던 하천이 정화시설이 들어선 뒤에는 천연기념물 수달이 다시 찾는 1급수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광해사업이 필요한 곳은 여전히 많다. 장항석 광해광업공단 홍보팀장은 "작년 기준으로 전국 305개 광산의 505개 지점에서 지하수가 흘러나오는 광산배수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 중 141개 광산의 167개 지점에서 오염이 확인돼 공단이 수질정화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광해사업의 결정체, 강원랜드

인근에 위치한 강원랜드는 광해사업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강원랜드는 1995년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설립됐다. 탄광이 문을 닫고 태백·정선 지역 경제 피폐화, 광해 확대 등이 계기가 되면서 만들어졌다.

카지노 사업은 물론 스키장, 골프장, 워터파크 등 다양한 레저사업을 벌이며 강원도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광해광업공단이 36.27%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배당 등을 통해 광해사업도 우회 지원하고 있다.

다만 강원랜드의 내국인 대상 카지노 사업은 사행성 도박중독자를 양산한다는 세간의 부정적 인식이 크다. 그러나 음지에 숨어있던 카지노 게임을 양지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있다. 강원랜드는 2025년 공개를 목표하고 있는 탄광문화공원(가칭)도 조성 중이다. 같은 날 방문한 탄광문화공원은 아직 공사 시작 단계로 외부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을 통해 한때 우리 산업을 지탱했던 광산과 광부들의 역사를 보존하겠다는 계산이다. 개관하게 되면 약 6만5000점의 유물이 공개될 예정이다.

신성일 강원랜드 지역사업팀장은 "수직갱도 케이지로 가는 통로엔 '오늘 살아돌아올 수 있을까' 하는 출근하는 분의 우려와 '무사히 살았다'는 퇴근하는 분들의 안도가 담겨 있다"며 "그 당시의 모습을 현세대에도 와닿을 수 있게끔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