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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걸어두면 돈 들어온다" 은행달력 대란…중고거래 5만원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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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환경 보호 등으로 제작 물량 줄여

중고 거래 장사꾼 물량 독점도 문제

은행 달력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은행 달력을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에 젊은 사람까지 달력을 찾고 있는 반면 은행에서는 달력 배포 물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지역 맘카페에 "은행 달력 구하기 힘들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시아경제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핫트랙스 광화문점을 찾은 시민이 2024년 달력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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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작년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은행 갈일이 많았어서 볼일 끝나니 자연스럽게 달력 주셔서 집에 하나씩 걸고 나머지는 주변에 돌렸다"며 "어제, 오늘 은행가니 벽걸이 달력 주는 곳이 한 곳도 없다. 달력 받은 사람이 있냐"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언제부터 달력을 받을 수 있는지, 어느 은행에 달력이 많은 지 같은 정보를 알려주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이처럼 전에는 애써 구하지 않아도 쉽게 받을 수 있었던 달력이 이제는 정보를 알고 찾아가야 받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은행 달력을 중고로 판매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10일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산업은행 달력 2세트를 2만3000원에 팔겠다는 글이 올라와있다.

지난 3개월간 '중고나라'에 올라온 은행 달력 게시물은 141건으로 가격은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5만원까지 조회됐다.

특히 광고모델 '아이유'를 앞세운 우리은행 달력은 인기가 높아 올해 발행물량을 대폭 늘렸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중고 거래를 통해 달력을 구입하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은행들은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1인당 달력 1부 선착순 배부를 원칙으로 하는 등 달력이 공평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아예 자체 모바일 앱을 통해 달력 신청을 받고 있다.

지점마다 연례행사처럼 배부하는 달력 물량이 최근 2~3년 사이 급격히 줄면서 일부 지점에서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올해 제작해 배포한 2024년 신년 달력은 모두 약 635만9천부다. 4년 전인 지난 2019년(790만6천부)에 제작한 물량에 비해 19.6%(약 154만7천부)가량 감소했다. 2021년(590만2천부)과 2022년(590만3천부)에 제작 물량이 크게 줄었다가 올해 소폭 늘었다.

은행은 모바일 캘린더 사용이 늘며 종이 달력에 대한 수요가 과거 대비 줄었고, 환경 보호 등 ESG 경영의 중요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종이 달력 제작 물량을 늘리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에서는 은행 달력 품귀 현상을 두고 중고 거래의 성횡을 지목했다. 무료로 받은 달력을 중고 시장에 판매해 수익을 내려는 달력 장사꾼들이 늘어나며 실제로 달력이 필요한 고객들이 헛걸음을 하고 중고 시장에서 돈을 주고 사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은행권 관계자는 "중고 거래로 인해 은행도 골치를 앓고 있다"며 "재고가 남을 경우 처리하기 난감해져 발행량을 늘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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