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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50인 미만 사업장 10곳 중 9곳 "중처법 준비 못 해"…2년 유예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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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행 앞두고 경총 50인 미만 1053개 기업 실태 조사

응답 기업 94% "아직 준비 중"…추가 유예 및 처벌수준 합리화 이뤄져야

뉴스1

중처법 적용 대비 준비 상태 및 남은 기간 내 이행 준비 가능 여부 조사결과.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국내 50인 미만 사업장 10곳 중 9곳이 산업 현장의 준비 부족으로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유예 및 처벌 수준 합리화 등 중처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상시근로자 50인(건설공사 50억) 미만 1053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처법 이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94%가 현재도 법 적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10일 밝혔다. 87%는 남은 기간 내에 의무 준수 완료가 어렵다고 답했다.

중처법은 2021년 1월 26일 제정돼 지난해 1월 50인 이상 기업(중견·대기업)에 먼저 적용됐다. 50인 미만 기업들엔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시행까지 두 달가량 남았지만 적용 시기의 추가 2년 유예를 두고 현재 정부·국회, 노동계가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경총은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들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만들 준비가 되지 않았고 주변 환경 역시 열악하다고 분석했다.

응답 기업 2곳 중 1곳은 안전보건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없었으며 담당자가 있다고 한 기업 가운데 57%는 '사업주 또는 현장소장'이 이 업무를 수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총은 "소규모 기업은 안전관리자 등을 선임할 의무가 없을뿐더러 인건비 부담 및 인력난 등으로 전문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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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중처법 의무 준수가 어려운 이유, 중처법 의무사항 중 준비가 가장 어려운 항목 조사 결과.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정부 컨설팅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응답 기업의 82%는 정부(고용부, 안전공단)부터 컨설팅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정부 지원 없이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사업주 노력만으로 모호한 중처법의 모든 의무사항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며 "50인 미만 기업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에 도움을 주고 중대재해의 실질적 감소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중처법 적용의 추가 연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현행 중처법이 기업규모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제정된 탓에 소규모 기업들이 법 준수와 의무사항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경총에 따르면 조사 기업 중 '전문인력이 없어서(41%)', '의무 내용이 너무 많아서(23%)' 등을 이유로 법 준수가 어렵다고 답했다.

또 준비가 어려운 의무사항으로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업무 수행 평가 기준 마련(29%)', '위험요인 확인 및 개선 절차(위험성평가) 마련(27%)'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50인 미만의 사업장들은 중처법 의무 준수와 관련해 가장 지원이 필요한 사항으로 '현장 특성에 적합한 매뉴얼·가이드 보급(33%)', '전문 인력 지원(32%)'을 꼽았다. 전문 인력 지원, 매뉴얼 보급과 같이 현장 안전관리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지원이 더 절실한 것으로 풀이된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소규모 기업의 준비 실태를 고려했을 때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 추가 유예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영세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지원 방안 등 종합 대책 마련과 의무내용, 처벌수준을 합리화하는 중처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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