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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2 (목)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겨울이 성수기란 비뇨의학과…남부끄러운 절박뇨·빈뇨 해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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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불청객 ‘배뇨장애’





땀 배출 적어 소변 자주 보게 돼

빈뇨 등 과민성 방광 증상 나타나

약물치료로 대부분 호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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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고통스러운 사람이 있다. 배뇨장애 환자가 그중 하나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빈뇨) 참기 힘들고(절박뇨), 참지 못해 새어 나오거나(절박성 요실금)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다(잔뇨). 소변이 마려워 야간에 자주 깨기도 하고(야간뇨), 마려운데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기도(급성 요폐) 한다. 모두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면 재발·악화하는 증상이다. 단순히 ‘화장실 문제’라고 치부할 일이 아니다. 방치하면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해진다. 제대로 된 일상생활이 어려워 직업을 잃기도 하고, 신장이 망가져 투석을 받게 되기도 한다. 심각한 낙상 사고나 우울증, 응급실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다.



추위·감기약 방광 기능에 악영향



‘비뇨의학과는 겨울철이 성수기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겨울에 환자가 많아진다. 여기엔 배뇨장애 비중도 상당하다.

배뇨장애가 계절을 타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겨울엔 수분·노폐물 배출이 소변으로 집중된다. 게다가 추위로 소변 저장소인 방광이 예민해진다. 소변이 방광에 조금만 찼는데도 요의를 느끼거나 바로 수축해 버린다. 고려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오미미 교수는 “겨울철에는 땀 등을 통한 수분 손실이 적어 같은 양의 수분을 섭취해도 더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며 “또 교감신경이 활성화해 방광이 과민한 상태가 돼 여러 과민성 방광 증상이 빈번하게 생긴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배출을 악화하는 요인도 많다. 겨울엔 감기에 걸리기 쉬운데 감기약 중 항히스타민 제제가 방광의 수축력을 떨어뜨린다. 연말·연시에 섭취량이 늘어나는 알코올도 마찬가지다. 남성의 경우 전립샘비대증이 겨울에 심해지는데, 주요 증상이 배뇨장애다. 추위로 골반 근육과 전립샘 부위의 요도 근육이 긴장하고 이완 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오철영 교수는 “감기약인 항히스타민 제제에 들어 있는 항콜린 성분과 알코올은 방광을 이완해 수축력을 저하시켜 배출력을 약화시킨다”며 “겨울이 되면 아무리 힘을 줘도 소변을 보지 못해 응급실에 오는 분들이 급격히 늘어난다”고 말했다. 특히 감기는 기침으로 인해 복압성 요실금을 악화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일단 시작된 배뇨장애가 악화하면 사태가 심각하다.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재발성 요로 감염에 시달리거나 노인의 경우 낙상으로 거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노인 낙상은 방치 시 1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하는 대형 사고다. 오철영 교수는 “소변으로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신장 기능이 악화해 신부전으로 투석까지 가는 경우도 종종 있고, 요실금 패드에 있는 항문 주변의 대장균을 통한 요로감염, 밤에 급히 화장실에 가려다 넘어지는 낙상 사고도 발생한다”며 “모두 시작은 배뇨장애”라고 강조했다.



진단·치료 비뇨의학과에서 받아야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대부분 약물로 가능하다. 약물은 배뇨장애의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방광에 소변이 차 있는데 배출이 잘 안 되는 문제일 땐 알파차단제를 쓴다. 일반적으로 전립샘비대증 약으로 알려져 있는데 배뇨장애에선 성별 구분 없이 처방된다. 오 교수는 “알파차단제는 소변이 더 시원하고 원활하게 배출될 수 있도록 방광에서 나가는 부분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반대로 과민성 방광 등 방광의 저장 기능이 약해져 있을 땐 항콜린제를 사용한다. 이 약은 예민하게 수축하는 방광의 수축력을 떨어뜨리고 이완시키는 작용을 한다. 입 마름이나 변비 등 항콜린제 부작용이 있을 경우엔 베타3항진제를 쓰기도 한다. 오철영 교수는 “베타3항진제는 항콜린제와 비슷한 기전으로 방광을 이완시키지만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덜하다”며 “최근 과민성 방광 환자의 약 70%는 베타항진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단, 진단과 치료는 비뇨의학과에서 받는 것이 좋다. 잔뇨량 및 소변 속도 측정, 저장장애 및 배출장애 감별 등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약을 반대로 처방받아 오히려 증상을 키울 수 있다. 오철영 교수는 “여성 환자의 경우 소변 배출이 좀 불편하면 산부인과를 찾는데 배뇨장애는 배출이 잘 안 되는 문제인지, 소변이 별로 안 찼는데 자주 마려운 건지 검사나 진료를 통해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며 “가령 증상만 보고 과민성 방광으로 여겨 항콜린제를 처방하면 배출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더 악화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일상에서의 관리도 필요하다. 내복을 입거나 실내 온도를 높여 보온에 신경 쓰고, 증상을 악화하는 알코올이나 카페인, 고당·고염도 음식 섭취는 줄이는 게 좋다. 감기로 진료받을 땐 배뇨장애 여부를 의료진에게 알려야 약물로 인한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배뇨장애가 있다고 해서 수분 섭취를 굳이 제한할 필요는 없다. 다만 찬물보다는 미온수를 통해 섭취하되, 녹차나 홍차에는 카페인 함량이 높은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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