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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인요한·김은경·최재형…혁신위는 왜 혁신에 실패할까[여의도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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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 없고 지도부와 함께 존재하는 '태생적 한계'

성공한 혁신위는 지도부가 전권 주고 혁신안 수용

뉴스1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12차 전체회의에 참석 하고 있다. 2023.1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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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42일 만에 활동을 조기 종료했다. 당 대표가 전권을 주겠다며 출발했지만 역대 혁신위와 마찬가지로 '용두사미'가 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왜 매번 혁신위는 혁신에 실패하는 것일까.

여야 모두 위기 때마다 혁신위를 출범시켰지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혁신위는 드물다.

직전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는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과 개인사 논란 등으로 동력을 잃고 좌초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띄운 '최재형 혁신위'도 이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힘을 잃었다.

이를 두고 당 지도부와 함께 존재하고 별도 권한이 없는 혁신위의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위가 직접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탓에 지도부가 혁신안을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혁신위의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드물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홍준표 혁신위'의 경우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전권을 줬고 혁신안을 전격 수용했다. 다음 해인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한 것 역시 홍준표 혁신안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2015년 더불어민주당도 '김상곤 혁신위'의 혁신안을 수용해 공천 물갈이에 나섰고 2016년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됐다.

인요한 혁신위의 경우 김 대표가 '전권을 주겠다'고 하면서 출범 초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정작 혁신위의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에는 응답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의 엇박자도 '전권'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한 데서 출발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불출마·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공언하신 말씀이 허언이 아니면 저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갖고 활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인 위원장은 전권을 줬다는 의미를 넓게 받아들여서 불출마·험지 출마를 권고하고 공천관리위원장 추천까지 요구했지만, 김 대표가 언급한 전권에는 공천권이 들어있지 않았던 셈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전권을 약속했던 김 대표가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두고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전권을 주겠다고 한 것'에 대해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이 동상이몽을 한 것"이라며 "(지도부가)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미애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전권이란 혁신안이 바로 효력이 생긴다는 것일 텐데 그러려면 혁신위에 그런 권한이 있다고 최고위가 의결하던지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저는 최소한 당대표께서 그 말에 책임을 지실 줄 알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혁신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도부보다 주도권을 가지고 인사권과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혁신위보다 상대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많은 이유는 인사권을 가지고 지도부를 대신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혁신위가 성공한 예가 거의 없다"며 "혁신위가 인사권과 공천권이 없기 때문이고, 지도부와 중복돼서 존재하기 때문에 힘이 쏠리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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