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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총선 이모저모

"사즉생 절박함 없어, 김기현 물러나야"... 與, 봇물 터진 '총선 참패'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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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견제론 과반...안정론과 최대 격차
지도부, 공관위 체제 조기 전환 등 카드로 역전 모색

한국일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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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 비영남권 의원들의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좌초한 데다 '정권심판론'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서다. 가뜩이나 당선이 쉽지 않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표심을 사로잡을 승부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김기현 지도부를 향해 "물러나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서울과 부산서도 견제론이 우세


8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총선에서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견제론은 51%에 달했다. 반면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답변은 35%에 그쳤다. 조사 이래 최대치인 16%포인트 격차다. 지역별로 인천·경기(57%)와 충청권(54%), 호남권(75%)에서 정부견제론이 절반을 넘었다. 서울과 부산도 견제론이 각각 45%, 46%로 안정론을 웃돌았다.

특히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고작 6곳(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을)에서만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하다는 최근 당내 판세 분석 보고서가 이날 공개되며 불안감에 불을 지폈다. 이만희 사무총장은 "최악의 경우에 경합 지역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다 진 것을 가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정부견제론이 맹렬한 현 상황을 반영한 결과인 만큼 진화에 역부족이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BBS라디오에서 판세 보고서와 관련, "이 자료는 정성적 분석을 한 것으로, 정량 분석만 하면 이보다 더 나쁘다"면서 실제 서울 우세 지역은 4곳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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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정부견제론 vs 정부안정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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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지도부 사즉생 절박감 없어"


이에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간 공천 불이익을 우려해 숨죽였지만 상황이 더 절박해졌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갑에 출마하는 이용호 의원은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의 참패를 경고하는 각종 조사와 지표가 나오는데도 지도부는 근거 없는 낙관론에 젖어 있다”며 “근거 없는 낙관론, 희망회로를 돌리면 (내년 총선은) 강서구청장 패배 시즌2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재형 의원(서울 종로)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모습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며 “용산(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누구도 사즉생의 절박감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외에 “계속 혁신을 외면한다면 우리 당은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더 쪼그라들 것”(하태경 의원), "과감한 자기희생과 당의 진로에 대해 선명한 로드맵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한다"(성일종 의원), “빈손 혁신위의 책임은 혁신위를 발족시킨 김기현 대표에게 있다”(김미애 의원)는 등 김 대표 용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반면 김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혁신은 끝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혁신은 이어갈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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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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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 체제 조기전환 모락모락


당 지도부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인재 영입과 공천관리위원회 체제 조기 전환 등으로 '질서 있는 인적 쇄신'을 이뤄 역전을 노려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달 중순 출범할 공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안대희 전 대법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이 오르내린다.

민주당 이탈 의원들이 늘어날 경우 얻을 반사이익도 당 지도부의 안이한 상황인식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낙관론에 대해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영남 의원 위주로 구성된 지도부는 총선에서 참패해도 자신들은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절박함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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