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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학생, 나 좀 봐요!” 계속 따라오던 ‘유모차 아빠’…경찰 ‘촉’으로 범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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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당하는 청년 추가 피해 막아

세계일보

지난 10월29일 경기 화성의 한 편의점에서 A씨에게 기프트카드 구매 이유 묻는 유창욱 경사.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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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무일에 유모차를 끌고 집 앞에 나왔던 경찰관이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발견해 추가 피해를 막은 사실이 알려졌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수원남부경찰처 광교지구대 소속 유창욱 경사는 휴무일이던 지난 10월29일 오후 6시30분쯤 산책을 위해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화성시 봉담읍 소재 자택 앞에 나왔다가 수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편의점에 아이 과자를 사주기 위해 들어가려던 찰나 한 젊은 남성이 편의점 앞 벤치에 앉아 다량의 기프트카드를 정리하고 있던 모습을 발견했다. 이 장면을 눈여겨봤던 유 경사는 20여 분 뒤 같은 남성이 또 다른 편의점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범죄와 연루됐음을 직감하고 유모차를 끈 채 편의점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해당 남성은 갓 성인이 된 A씨로, 같은 기프트카드 200만원어치를 구매하려 하고 있었다. 유 경사는 경찰임을 밝힌 뒤 A씨에게 “왜 이렇게 기프트카드를 많이 사냐”며 구매 이유를 물었다. A씨는 “검찰 관계자가 전화로 사기 범죄의 공범으로 의심되니 계좌가 동결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기프트카드를 사서 코드를 보내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앞서 들렀던 편의점에서 이미 150만원어치의 기프트카드를 사 코드를 전송한 상황이었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임을 확인한 유 경사는 A씨의 추가 구매를 막은 뒤 즉시 112에 신고했다.

유 경사는 “처음엔 이 남성을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의심해 뒤를 쫓았는데 확인해보니 피싱 일당으로부터 피해를 보는 중임을 확인했다”며 “아이와 함께 있었지만, 범죄에 연루됐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을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유 경사로 인해 사기 범죄에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이튿날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추가 피해를 막아 준 유 경사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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