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인사·스포츠 스타·외교사절 등 포함…검찰 "대선 영향 노린 해외세력 소행" 수사 착수
대만 법무부 |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내년 1월 총통 선거(대선)를 30여 일 앞둔 가운데 대만 정보기관의 요인 감청 자료가 외부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검사들과 조사관들이 전날 다크웹에서 판매가격이 10만 달러(약 1억3천만원)에 달하는 감청 명단을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출된 명단에는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FSB), 공무원 부패 척결 기구인 염정서(AAC) 등이 감청해 온 퇴역 장성, 지자체 고위 관료, 지자체 의회 인사, 입법위원(국회의원) 및 유명 스포츠 선수 등의 이름과 감시 임무를 수행한 인원 및 10여년부터 올해까지 감시 시간 그리고 이를 심사한 법관 이름 등이 포함돼 있다.
언론은 또 대만 주재 외국 대표도 감청 대상자에 포함됐다면서, 해당 내용이 페이스북 한 커뮤니티에 공개돼 각계를 놀라게 했다고 덧붙였다.
대만 법무부 염정서 |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최근에 국가안보 관련 범죄 등을 수사하는 법무부 산하 조사국 통신 감찰처가 해킹당했다면서 당시 감청 대상자와 신청 부서, 허가번호, 허가자, 프로젝트 유형 등을 포함한 명단이 유출돼 다크웹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다크웹은 일반 검색엔진에 노출되지 않는 특수 웹으로, 추적이 어려워 불법적인 활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번 일을 두고 대만 내에서는 내년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중국시보가 전했다.
이와 관련, 차이칭샹 대만 법무부장(장관)은 최고 검찰서(대검찰청 격)와 조사국에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싱타이자오 검찰총장은 관련 부서 회의에서 해당 감청 자료 유출에 대해 해외 세력이 저지른 인지전(cognitive warfare)으로 판단했다면서 해당 수사를 북부 타이베이 지방검찰이 맡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조사국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명단이 짜깁기를 거쳐 지난 2021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돼 확산한 적이 있다면서 해당 감청 자료 양식이 당국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에서 사용하는 번체자가 아닌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자로 쓰였다는 점에서 해외 세력의 가짜 뉴스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외 세력이 내년 대만 대선을 앞두고 영향력 행사를 위해 의도적으로 유포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관련 부서와 협력해 심도 있는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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