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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전쟁 가능’ 국가로 이끈 아베의 법개정... 법원 “위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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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전쟁 가능’ 국가로 이끈 아베의 법개정... 법원 “위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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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의 무력행사를 가능토록 한 아베 신조 전 내각의 안보관련법이 ‘전수방위’(방어를 위한 무력 행사만 허용) 원칙을 담은 평화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일본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NHK 등은 5일 센다이고등재판소(고등법원)가 이날 후쿠시마현 주민 등 170명이 안보관련법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 집권기인 2015년 헌법 해석을 임의로 변경해 그전까지 부인하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안보관련법을 개정했다. 이 법안은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타국이 공격을 당하면 일본이 직접 공격을 당한 것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한을 허용했다. 이를 두고 일본 안팎에서는 평화헌법 조항(헌법 9조)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었으며, 일본 내에서는 이와 관련된 위헌 소송이 다수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소송을 낸 원고들은 안보관련법 개정이 평화헌법을 위반해 국민들이 평화롭게 살 권리를 침해하고, 전쟁이나 테러에 휘말릴 위험도 커졌다며 국가가 1인당 1만엔(약 9만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2월 열린 1심은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으나, 안보관련법의 위헌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센다이고법은 이날 원고 패소 판결과 함께 안보관련법이 평화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판단까지 내놨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안보관련법에 따라 한정적인 경우에만 용인된다면, 헌법 9조의 규정과 평화주의 이념을 명백히 위반했다거나 위헌성이 명백하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국민들이 입을 피해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방침을 전제로 법 개정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판결이 나오자 원고와 일본 정부의 표정은 엇갈렸다. 원고 측은 법원 앞에서 ‘부당판결’이라 적힌 종이를 들고 “정치가 폭주했을 때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 법원인데, 오늘의 판결은 한심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츠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국가의 주장이 인정됐다”며 판결을 반겼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법원의 이번 판결이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에 엄격하고 한정적인 해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에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내놨다.

하세베 야스오 와세다대 교수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법원이) 안보관련법의 위헌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이 법안이 무력행사 요건에 제한을 둔 점, 또 정부가 국회 답변에서 이에 대해 엄격한 해석을 보인 것을 근거로 한 것”이라며 “엄격하고 한정적인 해석을 보인 정부의 방침이 지켜져야 함을 못박은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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