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74%는 10~30대 청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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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박모양은 게임을 하다가 A씨한테 3만 원짜리 아이템을 대리로 구매해 주겠다는 채팅 메시지를 받았다. 수중에 돈은 없었지만 이틀 뒤 6만 원을 갚으면 된다는 말에 넘어가 아이템을 샀다. 하지만 이틀 뒤부터 지옥 같은 나날이 시작됐다. A씨는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시간당 지각비(연체료) 2,000원을 부과하고 인터넷에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며 수시로 협박했다. 결국 박양은 나흘 뒤 A씨가 소개한 불법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려 이자와 연체료까지 9만 원을 갚아야 했다.
6일 서울시가 올해 1~10월 공정거래종합상담센터에 접수된 대부업 관련 피해 사례(253건)를 분석한 결과, ‘고금리 소액대출’이 56.1%(142건), ‘불법 채권추심’이 12.3%(31건)로 전체 68.4%가 고금리 대출 피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 42%, 20대 이하 32%로 피해자 대다수(74%)가 청년층이었다.
범죄 수법을 살펴보면, 우선 온라인 대부중계플랫폼을 통해 30만 원 내외 소액을 7일 이하 단기로 빌려준 뒤 현금이나 체크카드, 스마트 출금 인증번호 등을 통해 이자 상환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았다. 상환일을 넘기면 일명 ‘꺾기’라 불리는 추가대출로 한두 달 만에 이자가 원금 10배 이상으로 불어났고, 상환이 지연되면 불법 채권추심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10대의 경우 ‘대리입금’ 피해가 컸다. 게임 아이템이나 아이돌 상품을 대리로 구매해 주겠다며 접근해 시간당 지각비와 수고비 명목으로 고금리 이자를 뜯어냈다. 개인 간 10만 원 이하 금전거래는 법정 최고이자율 20%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수법이었다.
서울시는 대출을 해야 할 때는 ‘등록대부업체’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또 청소년들은 주변에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은데 즉시 신고해야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공정거래종합상담센터에 문의하면 피해자 구제, 무료 법률 지원, 파산회생 제도 안내 등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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