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강민정, 강득구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문항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2024학년도 수능 수학영역 문항 중 일부가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킬러문항'으로 출제됐다"고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
지난달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넘어선 '킬러(초고난도)문항'이 출제됐다는 현직 교사들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난도 높은 문제로 지목된 수학 22번의 경우 대학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육과정을 벗어나거나 사교육에서 가르치는 '문제풀이 기술'을 요구하는 문항은 아니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킬러문항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강민정·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6일 오전 국회소통관에서 "올해 수능 수학영역 46개 문항 중 6개는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 출제된 것으로 판정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능 다음날인 지난달 17일부터 열흘간 현직 교사 14명, 교육과정 전문가 2명과 수학영역 문항을 분석했다. 교육과정 성취기준·평가기준에 명시된 사항을 벗어나거나 명시되지 않은 내용을 출제하고, 상위 단원이나 대학 과정의 내용이 나온 사례를 공교육 과정을 벗어난 킬러문항으로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공통과목 3문제, 선택과목 3문제가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났으며, 공통과목 15번 문항의 경우 교육과정의 학습 요소나 교과서에서 볼 수 없는 기호가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확률과통계 30번·기하 30번은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고, 미적분 28번은 교육과정 교육과정 교수·학습·평가 방법 및 유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답률이 낮은 초고난도 문항으로 논란이 된 수학 공통과목 22번에 대해선 "대학 과정에서 다루는 함수방정식에 준하는 부등식을 제시했다"며 "학생들이 주어진 조건을 해석하는데 극도의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적시했다. 고등학교 과정에선 함수방정식이나 함수부등식을 다루지 않는단 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분석이다.
종로학원도 올해 수능과 6월·9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 4128명의 국어·수학 영역 공통과목을 가채점한 결과에서 수학 22번의 정답률이 8.8%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한 자릿수 정답률이 나온 문항은 초고난도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교육당국은 수능에서 킬러문항 출제를 배제했고, 어렵다고 지적받은 문제들도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수능 당일 문제 분석을 담당했던 EBS 현장교사단도 수능에 킬러문항이 나오지 않았단 의견을 냈다.
하지만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 전날 발표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달랐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중·고교 교사 4127명을 대상으로 수능 운영 제도와 관련해 물어본 결과 전국 고등학교 교사의 75.5%는 올해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제거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입시업계에선 킬러문항의 정의 자체가 모호하고 정량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니 수능 전후로 이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킬러문항이 있다고 판단해도 학원가에서 나서서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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