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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 與·野 야합한 ‘달빛철도’, 포퓰리즘 비판에 상임위도 ‘주저’

조선비즈 세종=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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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 與·野 야합한 ‘달빛철도’, 포퓰리즘 비판에 상임위도 ‘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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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여야가 강행하려던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이 표퓰리즘 논란과 사업성 부족 문제에 직면하면서 멈춰 섰다. 여야가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을 포함한 법안을 속전속결로 논의하고 이번 정기국회 내 통과시키려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달빛철도는 2006년부터 경제성 평가마다 낙제점을 받아 왔는데 여야가 ‘복선·고속철도’로 추진하면서 또다시 사업성 논란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7일 국회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5일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의원 261명이 공동 발의한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상정해 논의했다. 그러나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노출되면서 이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후에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별법에는 대구~광주 고속철도 건설사업이 11조3000억원이 들어가는데도 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야는 국토 균형 발전과 지역 갈등 해소를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상임위 소위 단계에서부터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가 강력하게 반대한 데다 위원 사이에 이견까지 표출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달빛철도 건설에 대한 공청회를 연 뒤 임시 국회에서 추가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업성이 낮은데도 예타 면제를 무리하게 추진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달빛철도 건설은 국토부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0.483에 그쳤다. 1.0이 넘어야 비용보다 경제적 효용이 있다는 뜻인데,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경제성만 따지면 안 된다”며 법안 통과를 밀어붙여 해당 사업에 대한 예타를 우회하려 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이에 정부는 반대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사업마다 개별법을 만들어 특별법 형태로 예타를 면제할 경우 철도 사업법이나 국가재정법 등 기존 법체계와 어긋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타 면제와 관련된 국가재정법상 규정들에 맞춰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법에 포함된 ‘복선·고속철도’ 조항도 달빛철도의 사업성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 국토부가 발표한 ‘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는 달빛철도가 단선·일반철도로 반영돼 있다. 그러나 여야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한 특별법에는 복선·고속철도로 규정돼 있다.


왕복 노선으로, 고작 3분 빠르게 달리는 기차를 건설하려고 기존에 국토부가 예상했던 비용인 6조원대보다 5조원가량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단선·일반철도로 지었을 경우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나온 비용 대비 편익이 0.483인데, 이보다 더 사업성이 나빠지는 셈이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사업성과 포퓰리즘 논란을 의식해 ‘고속철도’에서 ‘일반고속화 철도’로 방향을 선회해 사업비를 줄이고, 철도 명칭에서 ‘고속’을 빼는 등 내용 수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빛철도를 복선으로 건설할 경우 이용 수요가 얼마나 될 것인지 등을 공청회에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총선 전 지역 표심에 호소하려는 의도에서 정치권에서 예타 면제 카드를 꺼냈지만, 재정 건전성을 악화하는 결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표를 의식한 예타 면제 관행이 이어지면 결국 국민에게 부담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타 면제를 요구하는 사업들은 대부분 사업성이 부족해 예타를 통과하기 어려운 건들”이라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이라는 명목은 좋지만, 명목에 비해 지나치게 비용이 많이 투입되고 공감대조차 형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무리한 추진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정 기자(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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