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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중국산 더 늘어날라”…EU-英 전기차 판매 관세 3년 연기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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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집행위, 6일 관세 3년 유예안 권고 예정

영국 판매 전기차의 3분의 1이 중국산

헤럴드경제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중형 세단 폴스타2.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내년 1월부터 도입할 예정이던 전기차 판매에 대한 관세를 연기할 전망이다. EU산 전기차 가격이 인상돼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5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 EU 행정부 격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6일 EU와 영국 간 전기차 판매 관세 부과를 3년 유예하는 방안을 권고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집행위 대변인은 “위원들이 6일 EU-영국의 전기차 및 배터리에 관한 원산지 규정을 논의할 것”이라며 “마로시 셰프초비치 부위원장이 회의 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기안이 통과되려면 27개 회원국 중 과반수가 찬성해야 하는데 독일 등 20여 개국 정부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통과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집행위 통과 후 영국 정부가 최종 동의하면 관세 부과 개시 시점이 2024년 1월에서 2027년 1월로 연기된다.

EU와 영국은 앞서 2020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따라 2024년 1월 1일부터 전기차 등 수출 품목의 EU 혹은 영국산 부품 비율이 45%에 미달할 경우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관세는 배터리 같은 핵심 부품의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 자체 배터리 공급망을 발전시키기 위해 고안됐으나 영국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에 반대해 왔다.

영국 정부는 지난 몇 달 동안 관세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업체들에 과도한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아직 역내 부품 조달 능력이 부족하고 상당 부분을 아시아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 관세가 의도한 대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며 유럽산 전기차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2024~2027년 전기차 생산이 약 50만대 감소하고, 43억유로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집행위는 관세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EU에 투자할 유인을 감소시킬 것이라며 원래 일정대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집행위 내부에서도 EU의 최대 수출 시장인 영국에서 EU산 자동차 가격이 오르면 중국 브랜드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중 약 3분의 1을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EU의 한 외교관은 이번 연기안에 대해 “EU와 영국의 관계가 근시안적인 정치적 영합보다 장기적인 상호 이익을 우선시할 정도로 성숙해졌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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