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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병력 감축, 이제는 결단 내려야

이데일리 김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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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병력 감축, 이제는 결단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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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최근 육군은 ‘인구절벽 시대의 육군의 전략’을 주제로 제9회 육군력 포럼을 개최했다. 모처럼 병력구조와 양병(養兵)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그만큼 육군의 고민이 깊다는 얘기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다루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한국군, 특히 육군에 있어 병력 문제의 핵심은 양질의 초급간부를 충원하는 일이다. 초급간부들의 지원율 하락과 이탈률 급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부언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국방부에서 올 초부터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았지만, 내년도 예산에 반영된 것은 사실상 장교는 300만원, 부사관에게는 250만원 더 주는 단기복무 장려금 인상밖에 없다. 국방부는 당직근무비를 공무원 수준에 맞추고 주택수당도 올리려고 했으나, 재정 당국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도 미봉책이거나 지키지 못할 약속들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휘서신 제1호에서 초급간부 복무 여건 개선을 강조했지만, 이미 수 차례 약속했던 사항들이다. 예컨대 당직근무비 인상은 작년부터 이종섭 장관이 꼭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던 일이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를 약속한 전임 장관이 한두 명이 아니다. 이런 식의 실현하지 못할 약속으로 희망 고문하는 것 자체가 초급간부들이 우리 군에 절망하고 포기하는 이유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초급간부들이 지원하지 않고 앞다투어 군을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왜 그런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크게 두 가지 문제다. 하나는 돈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다. 급여를 비롯한 각종 수당의 인상이다. 이는 예산 확보없이 불가능하다. 다른 하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기대하는 근무 관행이다. 출퇴근 시간 준수, 주말 휴무와 연가, 그리고 육아휴직 보장 등이다. 격오지 근무를 대폭 줄이고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운형 군사기지를 조속히 건설하여 군인 가족들이 수준 높은 교육과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엄청난 예산 소요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우리 군이 전향적인 태도를 갖고 운영상의 혁신을 꾀한다고 해도, 궁극적인 걸림돌은 예산이다. 2023년 국방비는 57조2000억원 정도다. 정부 총지출의 8.9%, 국내 총생산량(GDP)의 2.5% 수준이다. 저출산·초고령화 사회의 복지비용을 고려한다면, 더 늘이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이 예산으로 50만 대군을 양성하고 있다. 군인 1인당 국방비로 계산하면 영국이나 독일의 4분의 1수준이다. 프랑스나 일본과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다. 우리보다 서너 배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선진국 역시 간부 자원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군의 경우 군인 1인당 국방비가 우리의 8배나 되지만, 계획된 인원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75%)이다.


초급간부 충원의 문제는 단순히 인구절벽의 결과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유능한 이들을 끌어들일 만한 유인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 본질은 예산 부족이다. 우리 군은 제한된 국방비로 너무 많은 병력을 운영하고 있다. 첨단기술군은 고사하고 머릿수도 채우지 못할 게 뻔한 일이다.

군 지휘부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방비 증액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병력과 부대를 과감하게 줄일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군의 정예화를 이루어야 한다. 전투형 강군도 정예화된 부대에서 나온다. 6.25전쟁 방식의 재래전에 집착하는 것은 군사적으로도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한국군, 특히 육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군사혁신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기존 병력구조를 유지한다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져간 공룡의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군 지휘부는 문제의 본질에 대면하기보다 병력 감축의 시한폭탄을 후임자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회피해 왔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 군이 봉착한 위기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