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소액 대출 피해 중 20~30대 최다
서울시 “등록 대부업체 여부 꼭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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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박모양은 게임을 하다 아이템 3만원짜리를 대리 구매해주겠다는 SNS 메시지를 받았다. 박양이 돈이 없다고 하자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이틀 뒤 6만원을 갚으면 된다고 했다. 2배 비싼 가격이었지만 아이템을 손에 넣고 싶었던 박양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틀 뒤 돈을 갚지 못하자 협박이 이어졌다. 연체료 명목으로 시간당 2000원씩 지각비를 부과하고 부모님과 SNS에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는 것이었다. 박양은 4일 후 이자와 지각비를 포함해 9만원을 갚아야 했다.
대출이 안 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편하게 돈을 빌려준다고 접근하는 불법 대부업자의 고금리 소액대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시가 올해 1∼10월 공정거래종합상담센터에 접수된 대부업 피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고금리 소액대출 상담이 142건(56.1%)으로 가장 많았다. 불법 채권추심은 31건(12.3%)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42.0%), 20대 이하(32.0%), 40대(16.0%), 50대 이상(11.0%) 순으로 30대 이하 청소년·청년이 74%를 차지했다.
피해 유형은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에 접속해 상담 글을 게시하거나 광고업체에 전화 유도, 30만원 내외 소액을 7일 이하 단기 대여, 현금·채무자의 체크카드나 채무자 명의 스마트 출금 인증번호 등의 방법으로 이자 상환 요구 등이었다.
상환일을 넘길 경우 일명 ‘꺾기’로 불리는 추가 대출을 받아 1∼2달 만에 이자가 원금의 10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상환이 지연되면 불법 채권추심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다. 휴대전화 인증만으로 대출받는 ‘비상금 대출’의 경우 대출 전 반드시 자신의 상환 여건을 따져봐야 높은 연체율에 또 다시 대출을 받는 악순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개인 간 10만원 이하 금전거래는 법정 최고이자율 20%를 적용받지 않는 점을 악용해 짧은 기간 빌려주고 수고비로 높은 이자를 받는 대리입금도 지속 여부에 따라 미등록대부업자로 분류돼 대부업법상 위법행위다.
서울시는 불법대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출실행 전 ‘등록 대부업체 여부’를 확인하고 등록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 계약을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소년의 경우 피해가 주변에 알려질 것을 걱정해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며 즉시 신고해야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도 했다.
불법대부업 피해를 당한 경우에는 ‘서울시 공정거래종합상담센터’로 신고하면 도움받을 수 있다. 센터에서는 상담자가 제출한 금융거래 내역을 토대로 이자율을 계산해 대출원리금 초과 지급 시 ‘부당이득금 반환’ 또는 ‘잔존채무 포기’ 등 당사자 간 합의를 유도하는 등 방식으로 구제 지원한다.
정부가 무료로 지원하는 ‘채무자대리인 및 소송변호사 무료지원 제도’도 있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최근 청소년과 사회초년생을 노리는 불법 소액대출 피해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며 “피해 예방 교육과 함께 온라인 대부중개플랫폼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불법 고금리 대출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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