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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다 해결해준다며 10억 가져가" 사건 브로커 재판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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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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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브로커' 사건에 법정 증인으로 나선 금품 공여자가 사건 무마를 위해 브로커에게 10억 원을 줬고, 수사기관 관계자 접대 장소에서 브로커에게 인사비까지 줬다고 주장했습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어제(5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 모(62) 씨와 전 모(63) 씨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고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성 씨와 전 씨는 2020~2021년 사기 사건 등으로 수사를 받게 된 공여자들에게 "사건을 잘 해결해주겠다"며 수차례에 걸쳐 총 18억 5천4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날 증인신문은 성 씨 등에게 금품을 주고 사건 무마를 부탁한 가상자산 사기범 탁 모(44) 씨, 탁 씨 동생, 공범 전 씨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증인으로 나선 탁 씨는 "연루된 사건의 모든 처리를 도맡아 해주기로 성씨가 약속해 2020년 12월 2차례에 걸쳐 총 10억 원을 성 씨에게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보유하고 있던 가상화폐를 현금화해 여행용 가방에 담아, 광주 골프클럽이나 초밥집 등에서 성 씨의 제네시스 EQ900 차량 트렁크에 넣어주는 등의 방법으로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사건을 청탁하려면 경찰 고위직 등을 상대로 골프 모임을 해야 한다며 골프 회원권 구매, 접대, 변호사 선임비 명목으로 10억~15억 원이 필요하다고 성 씨가 얘기해 그 돈을 준비해 전달했다고 탁 씨는 주장했습니다.

특히 증언 내용 중 경찰 고위직, 검찰 관계자, 정치권 인사가 참여하는 식사 자리에 성 씨가 자신들을 부르기도 했다는 탁 씨 발언도 주목받았습니다.

해당 식사 자리에는 당시 경무관(현재 치안감 퇴직자)과 검찰 6급 수사관 등 수사기관 관계자들이 있었고, 모 지역 국회의원 비서관 등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탁 씨 측은 그 자리에서 성 씨에게 서울 강남서 사건과 광주 광산서 사건 해결을 위한 인사비 명목으로 1억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6급 수사관은 현재 구속기소 돼 연루 사실이 확인된 인물이지만, 전직 경무관은 공개적으로는 처음 드러난 경찰 고위직입니다.

탁 씨는 처음에는 성 씨의 공범 전 씨에게 사건 청탁을 맡겼지만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전 씨를 통해 성 씨를 소개 받고 여러 사건을 청탁해 해결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탁 씨와 성 씨 사이에서 중계 역할을 한 탁 씨의 동생도 대부분 비슷한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성 씨 측 변호인은 탁 씨 동생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질의했습니다.

또 받은 금품 일부를 성 씨가 되돌려 줬거나, 탁 씨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지출한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을 이어가며 성 씨의 범죄 액수를 줄여보려고 애썼습니다.

증인으로 나선 피고인 전 씨는 탁 씨 동생과 교도소에서 만난 후 탁 씨 형제와 인연을 맺었고, 자신이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해 탁 씨 형제에게 성 씨를 소개해줬다고 진술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속행공판을 열 예정입니다.

한편 광주지검은 성 씨를 구속기소 한 이후 수사·인사 청탁 검경 연루자, 지방자치단체 공공 조달 비위 등 여러 갈래로 후속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사청탁 비위 의혹을 받던 전직 치안감이 실종 후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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