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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넓히려다 미덕을 잃었다…실패한 시즌2를 답습한 ‘스위트홈2’[SS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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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넓히려다 미덕을 잃었다…실패한 시즌2를 답습한 ‘스위트홈2’[SS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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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2’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스위트홈2’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스포츠서울 | 함상범기자]지난 1일 베일을 벗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2’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 큰 스케일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시즌1의 매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퇴장한 시즌제 드라마의 실수를 답습한 모양새다.

지난 2020년 12월 공개된 ‘스위트홈1’은 제한된 공간에서 괴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인간들의 사투를그린 한국형 크리처물(괴생명체가 등장하는 장르)로 주목받았다. 스타 연출자인 이응복PD의 감각적인 연출과 신예 송강, 이도현, 고윤정 등 당시로서는 낯선 신인배우들을 과감하게 기용해 노련미와 신선함을 더했다.

시즌2는 시즌1의 배경인 ‘그린홈’에서 벗어난 생존자들이 각자 터전에서 수많은 크리처에 저항하며 살아남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즌1이 ‘그린홈’ 내에서 벌어지는 각 캐릭터의 위기상황을 묘사했다면 이번에는 잠실 스타디움, 밤섬, 새 인물의 집, 연구실 등 각 캐릭터의 터전에 따라 배경이 넓어졌다. 더불어 등장인물도 늘어났다.

‘스위트홈2’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스위트홈2’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스타디움 수호대 수장 탁인환(유오성 분)과 김영후(김무열 분) 중사, 민서진(정석원 분) 중사, 박찬영(진영 분) 이병, 임박사(오정세 분), 스타디움 내 살고 있는 오준일(김동영 분), 지반장(김신록 분), 마치 사냥꾼처럼 지내는 왕호상(현봉식 분), 하니(채원빈 분) 등이 생겨났다. 이외에도 정예슬(양혜지 분), 봉선화(윤세아 분) 등 더 있다. 최소 10명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이른바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시즌2는 새 얼굴에 대한 소개와 서사에 비중을 뒀다. 그러면서 시즌1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했던 기존 인물들은 자취를 감췄다. 주인공인 현수(송강 분)와 이경(이시영 분), 상욱(이진욱 분)의 분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일각에선 ‘분량 실종’이란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 ‘인간이 괴물이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각 인물사이의 욕망을 표현하려다 전개가 산만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위트홈2’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스위트홈2’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세계관 넓히고 강한 빌런 내세우다 실패한 시즌2 드라마

시즌2가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은 건 비단 ‘스위트홈’ 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들어 방송되거나 공개된 tvN ‘경이로운 소문2’, SBS ‘낭만닥터 김사부3’(이하 ‘김사부3),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이하 ‘소옆경2’), 디즈니+ ‘형사록2’, 넷플릭스 ‘D.P.’, ‘독전2’ 등이 연이어 시청자들의 쓴소리를 들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독전2’는 최악의 속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편이 가진 구성과 주요 캐릭터의 성격, 더 강해진 빌런을 그려내고 상상을 좁히는 결말까지 답을 정하려다 미덕을 잃었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서영락(오승훈 분) 원호의 비중(조진웅 분)은 줄어들고 오히려 브라이언(차승원 분)의 롤이 커지면서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이 됐다.

실패한 시즌2의 공통적인 속성은 기존 캐릭터보다 더 센 자극과 강한 빌런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시즌제 드라마는 전편의 매력을 살리면서 서사의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특히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매력이 인기를 끌면서 시즌2까지 이어온 사례가 많다.

강한 빌런이나 더 큰 세계관보다는 전편에서 매력을 보인 주인공들의 서사를 바탕으로 점차 넓혀가야 하지만, 최근 실패한 시즌2 드라마 대다수는 시청자의 요구를 담아내지 못했다. 새 얼굴에 집중하려다 본편의 인물들은 오히려 소외시켰다.


‘스위트홈2’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스위트홈2’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시즌1에서 비해서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를 받은 ‘D.P.2’는 인기를 끈 안준호(정해인 분)-한호열(구교환 분) 대신 박범구(김성균 분), 임지섭(손석구 분) 등의 역할을 지나치게 키웠다.

더불어 거시적인 메시지를 앞세우다 교조적인 드라마가 됐다. ‘경이로운 소문2’는 국수집 주인공들보다 빌런의 서사에 더 초점을 맞춰 본편의 매력을 퇴색시켰다.

‘소옆경’은 소방관과 경찰 간의 공조가 이목을 끌면서 시즌2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시즌2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추가되면서 1편의 매력이 줄어들었다. 잘 만든 형사물로 평가받은 디즈니+ ‘형사록2’는 다른 작품에 비해 주인공 김택록(이성민 분)의 매력은 잘 살렸지만, 후반부부터 인물이 많아지면서 주요 배역의 포지션이 애매해졌다. 시즌1만큼 주목은 받지 못했다.


에피소드 형태로 구성된 SBS ‘모범택시2’가 유일하게 전편의 매력을 잘 살린 시즌2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김도기(이제훈 분)를 중심으로 한 ‘무지개 운수’ 팀의 서사와 매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빌런을 적절히 도입한 점이 주효했다.

‘스위트홈2’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스위트홈2’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즌제 미국드라마들은 시즌1에서 이야기가 완결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리즈의 흐름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이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며 “반면 국내는 설계 자체가 시즌제를 대비하지 않고 제작되기 때문에 이야기가 완결되는 경우가 많다. 시즌을 이어가려면 성공이 담보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해는 되지만, 좋은 시즌2가 나오기 어려운 배경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트홈’도 욕망에 대한 서사가 시즌1의 미덕이었다. 질문을 잘 던져서 풀어나가면 좋았겠지만, 세계관이 확장되고 인물이 늘어나면서 이야기가 집중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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