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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 안에서 더 커지는 `마약 카르텔`…출구가 없다

이데일리 황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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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 안에서 더 커지는 `마약 카르텔`…출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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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ㆍ교도소서 마약 사범들과 인맥 구축
‘허술한’ 교정 당국·‘안일한’ 정신과도 문제
교도소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환각 즐겨
전문가 “의약품 통제, 분리 수용 등 필요해”
[이데일리 손의연 황병서 이영민 기자]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단속과 처벌에 사활을 걸었지만, 오히려 마약은 우리 사회 속으로 더 스며들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들을 교화해 재범을 막아야 할 교정시설이 오히려 마약 카르텔을 만들어 내는 ‘양성소’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약 사범의 재범률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원래라면 마약을 구하기 어려웠던 초범도 교도소에서 쌓은 인맥을 기반으로 손쉽게 마약을 다시 구할 수 있게 되고, 교도소 내에서 신종 마약 제조기법을 전수받는 식으로 카르텔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5일 이데일리가 마약 투약·판매 등의 혐의로 교도소에 수용됐다 풀려난 마약 사범들과 심층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교도소가 재활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경이며 오히려 마약 재범의 가능성이 큰 공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약 투약자와 판매자 등을 한 공간에 모아두다 보니 이들이 이른바 ‘형님·동생’하는 사이로 거듭나 투약자가 판매책으로 변모하는 등의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허술한 교정 당국과 안일한 정신과 병원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외부 정신과 병원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기도 쉬울 뿐더러, 교정 당국의 눈을 피해 교도소 동기들과 약을 나눠 먹으며 환각을 즐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교도소 내에서 마약과 비슷한 성분의 약에 중독된 채로 생활하다 출소해 ‘마약의 늪’에 다시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전언이다. 검거된 마약 사범 중 재범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가까이 된다. 경찰이 올해 9월까지 검거한 마약 사범 중 재범은 49.1%에 달했으며, 지난해에도 49.9%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마약 사범들의 재범 가능성을 높이는 교도소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도소 안으로 반입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철저한 통제와 함께 범죄의 전파를 막기 위한 분리수용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마약 사범 간의 분리와 함께 치료와 교화가 병행돼야 한다”면서 “외부에서 반입되는 향정신성의약품 등도 반입 절차가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마약사범 검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경찰이 마약사범 검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