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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英 정부, 난민 르완다행 계속 추진…이민 축소 정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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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배우자 비자 위한 소득요건 최저 6천400만원으로 대폭상향 논란

총선 앞두고 강경대응 압박…보수당 지지자, 우파 포퓰리즘 정당으로 넘어가

연합뉴스

영국 내무부 장관과 르완다 외무부 장관
(AFP=연합뉴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내무부 장관과 빈센트 비루타 르완다 외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르완다 키갈리에서 난민 신청자와 관련 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2023.12.5 photo@yna.co.kr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정부가 내년으로 예상되는 총선을 앞두고 연일 이주민 축소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내무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르완다를 방문해서 난민 신청자 수용과 관련해 새로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이 협약은 영국에서 르완다로 보낸 난민 신청자들이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국가로 송환될 위험을 배제하는 내용이다.

클레벌리 장관은 르완다가 난민 지원에 깊은 관심을 가진 안전한 나라라고 말했다.

영국은 영불해협을 건너오는 난민 신청자들을 줄이기 위한 핵심 대책으로 작년 4월 '르완다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여러 논란 끝에 지난달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았다.

르완다 방안은 영국에 들어온 난민 신청자들을 6천400㎞ 떨어진 르완다로 보낸 뒤, 르완다 정부의 심사를 받아서 난민 등 지위를 근거로 현지에 정착하거나, 제3국에 난민 신청을 하게 하는 내용이다.

영국은 르완다에 지원금 형식으로 1억4천만파운드(약 2천300억원)를 지불했지만, 정작 아직 단 한명의 난민 신청자도 보내지 못했다.

법원은 난민 신청자들이 안전하지 않은 본국으로 강제 송환될 위험이 있다고 볼 근거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이런 부분을 보완해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총선을 앞두고 영국에서는 이민 문제는 핫 이슈다.

수낵 총리는 올해 초 영불해협을 건너오는 보트를 막겠다고 야심 차게 공약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순유입 인구가 74만5천명으로 최대 기록을 세운 것으로 발표되면서, 보수당 지지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더 커졌다. 올해 상반기 순유입은 67만2천명이다.

이런 가운데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에 뒤지며 좀처럼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지지자들을 우파 포퓰리즘 정당인 '개혁 UK'(Reform UK)'에 뺏기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개혁 UK'는 예전 브렉시트당이 이름을 바꾼 것이다.

텔레그래프지는 레드필드&윌튼 스트래티지 연구를 인용해서 2019년 총선 당시 보수당을 지지한 유권자의 55%만이 이번에 보수당을 선택할 계획이고, 15%는 개혁 UK당에 표를 던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날 BMG 발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개혁 UK 지지율은 약 10%로 자유민주당을 앞섰다.

이에 정부는 전날 '합법 이민' 문턱을 급격히 높이는 대책을 발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숙련 노동자에 적용되는 최저 임금 기준을 50% 올리고, 일손 부족 직종에는 최저 임금 기준을 20% 낮게 적용하는 혜택을 없애는 한편, 직종마다 별도 금액을 정한 것이 핵심이다.

또, 유학생뿐 아니라 국민보건서비스(NHS) 간병인도 입국 때 가족을 동반하지 못하도록 했다.

유학생들에게 졸업 후 최대 2년 체류를 허가하는 제도는 다음에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정책 중에 영국인이 외국인 배우자 등 가족을 데려올 때 요구되는 가구당 최저 소득 요건을 1만8천600파운드(약 3천100만원)에서 3만8천700파운드(약 6천400만원)로 대폭 올린 점은 논란이 되고 있다.

가디언지는 이민 제한을 찬성하는 텔레그래프지 소속의 기자마저도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면 순유입 인구가 약 30만명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NHS는 외국인 간병인을 규제하면 노인과 장애인들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고, 기업들은 최저임금 기준 상향은 소비자 가격 인상과 해외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더 타임스지가 전했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전 내무부 장관 등 일부 우파 정치인들은 이번 대책이 너무 늦게 나왔고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로버트 젠릭 내무부 이민 담당 부장관은 이날 타임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순유입 인구 숫자를 줄이기 위해서 추가 제한을 가할 수 있으며, 합법 이민자 숫자에 상한선을 부과하는 것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총리실 대변인은 현시점에서 이민자 숫자에 연간 상한선을 두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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