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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K게임 눈독 中·사우디 … NXC 지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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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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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른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의 'K게임' 투자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흥행성·확장성이 높은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개발 역량이 뛰어난 한국 게임 회사들에 자본을 잇달아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텐센트는 최근 국내 게임사 시프트업의 지분율을 24%까지 늘렸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시프트업은 글로벌 흥행작 '승리의 여신: 니케'를 개발해 유니콘 반열에 오른 회사다. 시프트업은 비상장사로 지분율과 주주 구성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텐센트가 창업자인 김형태 대표에 이어 2대주주에 올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텐센트가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시장에서 책정한 시프트업의 기업가치는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투자를 넘어 텐센트는 니케의 국내외 유통·배급을 맡는 등 시프트업의 퍼블리싱 파트너로서 지원 사격을 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니케의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시프트업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텐센트가 변화의 속도가 빠른 게임업계에서 (시프트업의) 자체 IP 개발 능력에 주목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게임 분야에서 중소형 기업에 불과했던 텐센트는 한국 게임사의 IP를 퍼블리싱하며 게임 사업을 키운 경험이 있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대표 장수 IP인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2007년)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2008년)가 대표적이다. 한국 게임사들의 개발 역량을 확인한 텐센트는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텐센트는 자회사 '한리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넷마블 지분 17.52%를 보유한 3대주주다. 또 자회사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를 통해서는 크래프톤 지분 13.73%를 확보하며 2대주주에 올라 있다.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사들여 게임 부문 매출을 높이고, 이를 재투자하는 것이 텐센트의 전략이다. 유망 게임사를 사들여 상장 이후 차익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한국 게임사에 대한 투자 성공 방정식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효하다. 텐센트는 2015년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 지분 100%를 인수했다. 2016년엔 86억달러(약 11조2892억원)를 들여 '클래시 오브 클랜' 개발사인 슈퍼셀을 품었다. 또 텐센트는 에픽게임즈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본에 맞서는 사우디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사우디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를 앞세워 게임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게임업계 유력 인물들 사이에서는 사우디의 광폭 행보에 대해 "불도저식 접근 방식"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실제로 닌텐도, 일렉트로닉아츠(EA), 캡콤, 테이크투 등 글로벌 유명 게임사의 지분을 확보했다. 사우디는 특히 한국 게임사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PIF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 지분을 꾸준히 사 모으고 있다. PIF는 넥슨재팬 지분 10.23%를 보유한 2대주주다. 업계에서는 PIF가 넥슨재팬 지분을 확보하는 데 들인 금액이 총 2661억3000만엔(약 2조37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PIF가 장내 매수 형식으로 넥슨과 별도 협의 없이 지분율을 늘리는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PIF는 지난해 대리인을 통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경영권 참여까지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추가 투자할 여지도 있다. PIF는 작년 2월부터 두 달간 엔씨소프트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였다. 약 1조904억원을 투자해 지분 9.3%를 획득해 2대주주 자리에 오른 상태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PIF 등을 통해 게임 산업에 약 370억달러(48조5625억원)를 투자할 방침을 세워뒀다. 특히 378억달러 중 130억달러를 게임사 대규모 인수·합병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에게 상속세로 받은 넥슨의 지주회사 NXC 지분 29.30%(85만2000주)에 대한 '통매각'에 나서면서 중국과 중동 자본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인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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