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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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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가비지타임' 작가 "졸업작품에 붙은 칭찬 쪽지 덕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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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장 작가 서면 인터뷰…마이너 장르 스포츠물로 큰 인기 끌어

연합뉴스

웹툰 '가비지타임'의 2사장 작가
[작가 제공.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언더도그(Underdog·약자)가 만들어내는 짜릿한 역전승은 누구나 좋아하는 이야기다.

'가비지타임'은 2012년 부산중앙고 농구팀의 실화를 토대로 상상력을 가미해 약체 농구팀의 성장기를 그려낸 인기 스포츠 웹툰이다.

농구 경기에 입시 이야기가 더해져 지극히 한국적인 스포츠 만화로 꼽히는 '가비지타임'을 그린 2사장 작가를 5일 서면으로 만났다.

지금은 인기작가 대열에 올랐지만, 2사장 작가가 학생 시절부터 확고한 목표를 갖고 웹툰 작가를 꿈꾼 것은 아니다.

그는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지만, 졸업상영회까지도 진로에 대해 방황하고 있었다"며 "학과 공부에 대한 흥미도 없었고 졸업작품도 당연히 혼자 외롭게 준비해서 제출했다"고 돌이켰다.

그런데도 "이름도 모르는 학과 친구들이 제 졸업작품 포스터가 걸린 액자에 포스트잇으로 '작품 잘 봤다', '재능이 보여서 계속 관련 분야에서 일했으면 좋겠다'는 격려 메시지를 남겨줬다"며 "그때의 뭉클했던 감정 덕분에 계속 창작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웹툰 '가비지타임'
[네이버웹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졸업한 해인 2017년에 곧바로 네이버웹툰의 신인 작가 공모전인 최강자전에 '가비지타임'을 투고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가비지타임'이 최강자는 아니었다. 최종적으로 8강에 오르는 데 그쳤고, 2019년 처음 연재를 시작했을 당시에도 인기가 그리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재가 거듭될수록 인기 순위가 올랐고 현재는 일요 연재작 6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으로도 선정됐다.

마치 작품 속에서 처음에는 무시당하던 지상고 농구팀이 리그를 오르면서 점점 주목받게 되는 이야기와 흡사하다.

'가비지타임'의 매력으로는 생생한 농구 경기 묘사와 함께 고교 농구선수들의 입시와 진로 등의 현실적인 고민을 다뤘다는 점이 꼽힌다.

작가는 전문체육인 육성을 위해 어린 시절부터 이뤄지는 이른바 '엘리트 체육'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한국의 엘리트 운동부와 그들의 입시, 진로, 생활 등의 이야기가 그간 창작물에서 그려지지 않던 소재다 보니 만화를 그리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제가 아니면 아무도 엘리트 운동부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려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생생한 이야기를 위해 2012년 당시 부산중앙고를 이끌었던 강양현 감독의 조언도 받았다.

작가는 "양산에 내려가서 강양현 감독님을 만나 뵙기도 했고, 서울에서도 뵀다"며 "어려웠던 것은 운동부 문화, 대회 규정, 일정, 입시제도 등 운동부 학생들의 생활 전반에 관한 것들이었는데 이를 중점적으로 질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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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가비지타임' 한 장면
[네이버웹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수많은 엘리트 체육 가운데서도 농구를 소재로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농구는 4대 프로 스포츠 중 대학 진학의 중요성이 가장 큰 종목"이라며 "독자들과 입시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학생부터 대학생 때까지 꾸준히 농구했다. 길거리 게임은 물론이고 작은 대회들도 나갈 정도였다"면서도 "웹툰을 시작하고는 부상 위험 때문에 연재에 차질이 생길까 전혀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가비지타임'은 '한국판 슬램덩크'라는 평가도 얻고 있다.

그는 "과분한 칭찬"이라며 "슬램덩크는 스포츠만화 연출의 알파벳을 정립한 작품이고, 소년만화 연출에도 영향을 끼친 작품이며 무엇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작 구상도 귀띔했다. "스쿨 밴드 소재의 만화와 SF 배경의 러브코미디 만화 이렇게 두 가지를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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