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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대한민국 타선을 꽁꽁 묶었던 좌완 스미다 치히로(24·세이부 라이온즈)가 프로 입단 3년차에 대폭 인상된 연봉을 손에 넣었다.
'풀카운트' 등 일본 매체들은 스미다가 올 시즌 연봉 2000만 엔(약 1억 7700만 원)보다 2배 오른 4000만 엔(약 3억 5300만 원)에 2024 시즌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KBO리그와 달리 일본프로야구(NPB)는 선수들의 공식 연봉을 발표하지 않지만, 일본 언론들의 추정치는 대게 선수들의 실제 수령 연봉과 일치하는 편이다.
1999년생인 스미다는 서일본공업대학을 졸업하고 2021년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세이부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과 동시에 세이부에서 통산 73승을 거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기쿠치 유세이(32·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등번호 16번을 그대로 물려받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스미다는 프로 데뷔와 동시에 팀 주축 투수로 자리 잡았다. 데뷔 첫해였던 2022 시즌부터 1군 16경기 81⅔이닝을 던졌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1승 10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3.75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2년차를 맞은 2023 시즌에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22경기 131이닝 9승 10패 평균자책점 3.44의 호성적을 거뒀다. 탈삼진 128개를 잡아내는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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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다는 시즌 종료 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 일본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한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7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며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타선을 질식시켰다. 투구수는 77개에 불과했다. 투구수상으로는 충분히 완봉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게임이 2-0 살얼음판 리드였던 탓에 8회부터는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스미다는 140km 중반대의 직구와 스플리터, 체인지업을 비롯해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한국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어놨다. 김혜성-김도영-윤동희-노시환-문현빈-김형준-김주원-박승규-최지훈으로 이어진 한국 타선은 스미다 공략에 실패했다. 스미다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는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의 일본전 선발투수였던 이의리(22·KIA 타이거즈)도 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스미다의 괴력투에 밀려 빛이 바랬다. 일본 최고 좌완 특급 유망주의 수준을 확인했던 경기였다.
한국이 이후 2023 APBC 결승전에서 올 시즌 19경기 133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한 이마이 타츠야(25·세이부 라이온즈)에게 4회까지 5안타 2사사구 2득점을 얻어낸 것과 비교하면 스미다의 조별리그 한국전 투구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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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은 조별리그 일본전 패배 후 "상대 투수(스미다 치히로)가 너무 쉽게 공을 던지더라. 스트라이크, 볼을 던진 뒤 결정구로 포크를 던지러더라. 훌륭했다"며 "구종이 5~6개로 많았는데, 그 모든 구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을 갖춘 투수다. 공략이 쉽지 않은 투수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상보다 더 좋았다. 제구가 잘 이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미다는 "첫 국제대회 등판이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갔고, 긴장되진 않았다"며 "만난 적이 없는 타자와 맞대결을 벌였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는 것이었다. 리듬감 있게 투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국 타자들을 상대했던 소감을 말했다.
스미다는 경기 외적으로도 한국과 한국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일본이 2-0으로 앞선 5회초 1사 후 한국의 김주원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뒤 고통을 호소하는 김주원을 향해 모자를 벗고 사과의 제스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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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다는 김주원의 사구에 대해 "힘이 들어간 것 같고 상대 선수가 고통을 호소해 너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한 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를 통해 한번 더 미안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스미다는 이후 APBC 결승전에 앞서 김주원을 직접 찾아가 재차 사과의 마음을 전하면서 훈훈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풀카운트'는 "스미다는 APBC 한국전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고 대회 베스트9에도 선발됐다"며 "소속팀에서도 올 시즌 첫 완봉승을 포함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활약했다"고 설명했다.
'풀카운트' 보도에 따르면 스미다는 2024 시즌 연봉 협상을 마친 뒤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 되고 싶다. 나는 체인지업에 자신이 있고 투수로서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마이 타츠야도 올 시즌 연봉 4500만 엔(약 3억 9800만 원)에서 3500만 엔 인상된 8000만 엔(약 7억 원)에 2024 시즌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
이마이는 "올 시즌 성적에 만족한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지만 더 높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다부진 포부를 전했다.
한편 세이부 라이온즈는 일본 야구의 전설적인 유격수 마쓰이 가즈오(48)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23 시즌은 65승 77패 1무에 그치면서 퍼시픽리그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최근 일본시리즈 우승은 200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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