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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베이징, 코로나19 임시병원 개조 원룸 월 22만원에 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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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배달 노동자 등 거주…"격리 기억 떠올라 끔찍" 반응도

연합뉴스

코로나19 임시 병원을 원룸으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베이징시가 컨테이너로 만들었던 코로나19 임시병원을 지난 9월부터 원룸으로 개조해 월 22만원에 임대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한때 코로나19 임시 병원이었던 컨테이너 건물을 저렴한 호텔 방처럼 개조해 임대하고 있다.

침대 하나에 에어컨, TV와 화장실로 구성된 18㎡(약 5평) 규모의 해당 원룸은 톈안먼 광장에서 30㎞ 떨어진 베이징 외곽에 위치해 있다.

축구장 20개 크기의 땅 위에 레고 블록처럼 들어선 이 컨테이너 건물들은 외관이 7개 빛깔로 칠해져 있어 한눈에 띈다.

철제 울타리와 의료 폐기물 봉지, 코로나19 슬로건 등이 여전히 남아있어 이곳이 한때 코로나19 시설이었음을 알려준다.

16세 커피숍 직원 브루스(가명) 씨는 지난 9월 일자리를 찾아 베이징에 왔을 때 소셜미디어를 통해 '월 1천200위안(약 22만원), 개인 화장실, 애완동물 허용'이라는 이 원룸의 광고를 접했다.

베이징 외곽이긴 하지만 월세가 베이징 중심 지역 방값의 3분의 1도 안되는 이 컨테이너 원룸에는 배달 노동자, 건설 노동자, 일자리를 찾는 대학생 등이 들어왔다.

브루스 씨는 "한때 이곳이 의료 격리시설이었다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살기 괜찮은 곳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까지 이 컨테이너 단지의 520개 원룸 중 약 400개의 임대가 나갔다.

중국 매체들은 이 시설에 입주한 이들 대부분이 저렴한 임시 숙소로 만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중국이 갑자기 '제로 코로나'를 폐지하면서 방치돼 있던 이 시설을 베이징시가 저렴한 임대 숙소로 개조하자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논란이 벌어졌다고 SCMP는 전했다.

일부는 버려진 시설을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칭찬했지만 일부는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며 비판했다.

여러 차례 강제 격리를 경험했던 한 베이징 주민은 SCMP에 "죽기 전까지 (코로나19) 임시 병원에 다시는 발을 들여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많은 코로나19 집단 격리시설과 임시 병원을 빠르게 지어나갔다.

베이징시가 이번에 숙소로 전환한 시설은 지난해 7월 20일 만에 만들어졌고 이후 약 4만명을 수용했다.

그러나 방역 해제 후 이들 시설의 재활용 문제가 중국 전역에서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어떤 식으로 전환해도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앞서 산둥성 지난시는 일부 코로나19 임시 병원을 산업단지 노동자 숙소로 개조했으나 작은 규모에 그친다고 SCMP는 전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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