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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이동관 기습 사퇴로 탄핵 막힌 민주당···정부·여당에 또 반격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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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1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남발 규탄 및 민생법안 처리 촉구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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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 당일인 1일 자진 사퇴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또 정부·여당에 반격 당한 모양새가 됐다. 민주당은 지난달 9일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했지만 국민의힘이 급작스럽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철회하면서 탄핵안 표결이 무산된 바 있다. 이 위원장 탄핵소추 추진 과정에서 정부·여당에 두 번이나 역공을 당한 것이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이 위원장 탄핵안 표결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이 위원장이 자진 사퇴한 데는 내년 총선 전까지 방통위를 식물 상태로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이 위원장의 직무는 정지된다. 이 위원장·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로 운영되던 방통위가 부위원장 1인 체제로 바뀌면서 수개월간 무력화되는 것이다. YTN 민영화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기약 없는 업무 공백보다 이 위원장 후임을 빨리 임명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도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이유에 대해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되고, 탄핵을 둘러싼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도 전면 마비되는 상황은 내가 희생하더라도 피하는 게 보직자의 도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 기습 사퇴를 일제히 “꼼수 사의”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헌법재판소에 가서 본인들의 범죄 혐의가 인용될 것을 우려해서 이동관의 뺑소니를 사표 수리라는 이름으로 허용한 것은 매우 잘못됐다”며 “헌법을 유린하고 범죄 혐의를 저지른 고위 공직자에 대한 법적 처리를 대통령이 방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이 위원장의 사퇴를 예상했다고 해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일부 언론에서는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이미 저희가 알고 있었고 우려하고 있었던 내용”이라고 했다. 당 언론자유특별위원장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날 수도 있다는 점은 이미 한참 전부터 원내와 함께 논의에 들어갔다”며 “국가공무원법 취지를 고려하게 만들기 위해 (본회의보다) 이틀 앞당겨 지난 화요일(지난달 28일)에 탄핵안을 발의했던 것”이라고 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은 파면, 해임, 강등,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거나 조사 및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하여 조사 또는 수사 중인 때에는 퇴직이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방통위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이라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 사이 말이 엇갈리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기자들이 이 위원장 사퇴를 예상했는지 묻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결국 이동관 아바타를 내세워서 끝내 방송장악을 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은데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5인 합의제 기관인 방통위를 대통령이 지명한 2인 체제로 계속 운영할 경우 “제2, 제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시키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이 위원장 탄핵을 막기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의도적으로 열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과 국민의힘에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다음주에 예정된 대법원장 인사청문위원장이 김도읍 위원장이다. 교체해달라”며 “교체가 안 된다면 대법원장 인사청문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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