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원회, 조만간 기자회견 열고 본격 대응 예고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기자회견 |
(거제=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거제 지역에 설치하려던 강제징용노동자상(노동자상)이 무산됐다.
거제시는 최근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신청한 조형물 설치안을 불허했다고 1일 밝혔다.
추진위는 지난 5월부터 범시민 모금 운동을 시작으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 노동자상 설치를 추진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경남 거제 지역에 조선인을 강제 동원하기 위한 입영 준비 훈련소가 있었고, 장승포항을 통해 일본과 남태평양 등으로 강제 동원된 노동자가 많았던 만큼 지역에 노동자상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당초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반대 측 반발이 거센 데다 거제시 허가 없이 무단으로 설치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수변공원 설치를 포기했다.
한일갈등타파연대 등으로 구성된 거제애국시민사회단체는 노동자상이 반일 감정을 앞세우고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 선동용이라는 이유 등으로 그동안 반대해왔다.
이들은 광복절을 전후로 장승포항에서 설치 저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추진위는 대신 시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설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설치 장소를 거제문화예술회관 내 평화의 소녀상 옆으로 바꾸고 시에 조형물 설치 신청서를 내 승인을 기다렸다.
거제시는 '공공조형물의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공공 조형물 건립 심의위원회를 꾸려 여러 번의 회의를 거친 뒤 최근 최종 불허 결정을 내렸다.
거제시 관계자는 "주민 반대가 많고 설치 예정지가 문화예술회관이다 보니 해당 공간의 목적과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부결됐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회의를 거쳐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시민들이 3천700여만원을 십시일반 모아 염원한 노동자상 설치를 일부 주민 반대가 있었다는 이유로 불허하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아픈 우리 지역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과도 같다.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하게 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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