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 분향소에서 밝혀
"깨달음의 세계 항상 추구…스스로 그런 순간 맞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며 “자승스님의 유언서 여러 장을 자승스님의 거처에서 전날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토 극락 니르바나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를 항상 추구하셨기 때문에 그런 순간을 스스로 맞이하셨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나온 여러 정황상 제가 볼 때는 상당한 기간 생각을 하셨던 것 같고, 다만 그 시기가 이때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인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수행자 사이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상대적인 세계에서 벗어난 절대 피안의 세계로 깨달음의 성취를 하신 것 같다”며 “그 이상 그 이하, 덧붙이거나 왈가왈부할 문제가 이제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자승스님의 입적 경위와 동기 등에 관해 여러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종교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수행자의 선택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에 무게를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앞서 자승 스님은 29일 오후 6시 50분쯤 화재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에서 발견됐다. 요사채는 스님들이 기거하는 곳을 뜻한다.
자승스님은 경찰과 칠장사 주지에게 각각 유서 2장을 남겼다. 경찰은 자승 스님의 유서로 보이는 문서를 현장 인근에 있던 자승 스님의 승용차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고인은 경찰 관계자들에게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했다. CCTV에 다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고 적었다. 칠장사 주지에게는 “여기서 인연을 달리해 미안하다. 요사채는 다른 스님들이 잘 복원해 줄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남겼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다. 지난 10여 년간 조계종의 실세로 군림했다. 1980년대부터 총무원 주요 보직과 조계종 입법기관인 중앙종회 의원을 맡으면서 대표적 사판승(행정 담당 스님)으로 성장했다.
2009년 55세에 역대 최고 지지율로 조계종 33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고, 2013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퇴임 후에도 ‘상월결사(霜月結社)’ 회주와 조계종 입법기관인 불교광장 총재, 동국대 건학위원회 총재, 봉은사 회주 등을 맡아 조계종의 주요 의사 결정과정을 지휘해왔다. 이같은 왕성한 활동 때문에 퇴직 후에도 실세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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