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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푸른 피’ 오승환 “보직 고집 바보 같아, 어떤 역할이든 OK”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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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1승이라도 더 하기 위해 어떤 역할이든, 몇 회가 됐든, 어디에 나가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다. (보직을 고집한다는 건) 되게 바보 같은 생각 같다.”

‘푸른 피의 남자’ 오승환(41)이 또 한 명의 마무리 투수 김재윤(33)의 합류를 반겼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대투수이면서 마무리투수의 아이콘이지만 팀을 위해 보직을 고집하지 않고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오승환의 각오였다.

오승환은 30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 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상 시상식에서 ‘스포츠서울 올해의 기록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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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어떤 보직이든 팀을 위해 맡겠다고 밝혔다. 사진(논현동 서울)=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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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자타공인 한국 마무리 투수의 역사다. 추신수·김강민과 함께 현역 최고령 선수이기도 한 오승환은 올 시즌 전반기 26경기서 2승 3패 1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4.80의 깊은 부진에 빠지며 흘러간 세월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후반기 32경기서 2승 2패 20세이브 평균자책 2.20으로 완전히 살아나면서 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14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 마지막 등판 경기서 KBO리그 역대 최초의 개인 통산 400세이브라는 대기록 금자탑을 쌓았다. 올 시즌 전체 성적도 58경기 4승 5패 3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3.45로 건재함을 보인 오승환이다.

그런만큼 역대 최초의 400세이브란 기록을 세운 오승환이 올해의 기록상을 수상하는 것에 있어서 이견이 있을 수 없었다.

오승환은 “오랜만에 오니까 조금 떨린다. 이렇게 상을 수상하게 해주신 스포츠서울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면서 “이렇게 한번더 인사드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평소의 그답지 않게 떨리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승환은 “이런 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팀적으로 너무 아쉬운 한 해였다고 생각을 해서 팬분들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밖에 없는 것 같다”며 올해 부진했던 삼성의 성적에 대해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한 이후 “이런 기록을 올릴 수 있도록 항상 나의 뒤에서 수비를 해주는 팀 선수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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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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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세이브는 오승환에게 어떤 감회로 다가왔을까. 오승환은 “세이브를 올린다는 것 자체가 팀의 1승을 더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면서 “너무 많은 세이브를 하다보니까 이제 그런 어떤 기억이 많이 없어지긴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세이브는 400세이브를 했을때다. 마지막 등판 경기가 400세이브로 이어져서 그 기억이 많이 남아 있다”며 감격스러웠던 순간을 가장 기억에 남는 세이브 순간으로 떠올렸다.

시즌 종료 후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은 또 한명의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FA로 영입했다. 앞서 삼성은 22일 “FA(자유계약선수) 김재윤과 4년간 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 등 최대 총액 58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휘문고 출신인 김재윤은 지난 2015년 KT 2차 특별 13순위로 프로에 입문했다. 프로 통산 481경기에 나서며 44승 33패 17홀드 169세이브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 이후 3시즌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달성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클로저로 명성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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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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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후반기 완전히 부활한 불펜에 김재윤이 합류하면서 위용이 한층 더 탄탄해졌다. 단순 기록만 봐도 올 시즌 리그 세이브 부문 2위 김재윤과 공동 3위 오승환이 한 팀에서 뛰게 된 셈이다.

30세이브 이상이 가능한 2명의 현역 최강 마무리 투수를 보유할 수 있게 된 삼성은 오승환과 계약해 둘을 더블 스토퍼로 기용할 계획이다. 휴식일과 등판 상황 등에 따라 한 명의 선수가 셋업맨 역할을 하고, 다른 한 선수가 마무리 투수로 나서는 그림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다.

마무리 투수의 역사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 오승환의 입장은 어떨까.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오승환은 흔쾌히 김재윤의 합류를 반겼다.

시상식 종료 후 만난 오승환은 “일단은 김재윤이라는 좋은 선수, 좋은 마무리 투수가 와서 분명히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런 선수가 있어서 팀이 강해지고 불펜이 강해질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삼성 불펜은 구원 부문 평균자책이 리그 최하위에 그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오승환은 “우리 팀을 외부에서 보기에 항상 가장 큰 문제가 불펜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김재윤 영입이) 분명히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나도 팀이 1승이라도 조금 더 하는데 있어서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단장님과도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승환은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보직은 감독님이 정해주시겠지만 몇 회가 됐든 어디에 나가든 팀이 많이 이기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보직에 대한)그런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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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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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레전드인 오승환이 먼저 보직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들을 완전히 내려놓으면서 박진만 삼성 감독도 ‘더블 스토퍼’ 기용에 대해 완벽하게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그 이유가 있다. 바로 ‘승리하겠다’는 약속 때문이다. 오승환은 “항상 매번 이제 삼성 팬들에게 조금 거짓 아닌 어떤 그런 약속을 하는 것 같다. 지금 몇 년째 그러고 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팀이 많이 이겨야 된다고 생각하기에 김재윤 선수를 통해 팀이 분명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거듭 기대감을 보였다.

보직에 대한 고민은 마음 속에 있지 않다. 오승환은 “(보직에 대한 고집) 그건 되게 바보 같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고집을 피울 것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이렇게 시상식에 와서 보니까 평소에는 원래 다른 팀이 우승하더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올해 유독 LG 우승을 보니 샘이 많이 나더라”는 속내를 전했다.

이날 감독상과 프런트상을 비롯해 선수단도 많은 상을 가져간 LG 선수단을 지켜보면서 오승환이 든 솔직한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오승환은 “이렇게 시상식에 우리 팀 선수들도 좀 많이 와서 경험을 해보면 또 수상하는 선수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성적이 잘 나와서 삼성에도 좋은 선수가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며 거듭 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내비쳤다.

그러기 위해선 한 가지 과제가 있다. FA 신분인 오승환과 삼성이 계약을 마무리 하는 것이다. FA 계약은 아직 논의 시작 단계지만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오승환의 설명이었다.

오승환은 “이종열 단장님과 지금 얘기를 잘 하고 있다. 단장님이 워낙 바쁘셨지 않나. 오늘도 일찍 와서 단장님과 말씀을 나눴고 잘 얘기하고 있다”며 순조로운 분위기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논현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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