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 플레이 화면./엔씨소프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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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면서 게임사들이 새 수익모델(BM)을 찾기에 나섰다. 구독형 또는 월 정액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최초 시작시 결제가 필요한 PC 또는 콘솔 게임을 개발하며 수익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입법 예고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구체적인 표시 방법이 담겼다. 우선 아이템을 캡슐형·강화형·합성형 3가지로 나눴다. 특히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인 ‘변동 확률’, 사행성이 지나치다고 지적 받아온 ‘컴플리트 가챠’(특정 아이템 조합을 완성하면 추가 보상을 주는 시스템)가 게임에 포함돼 있을 경우 이를 추가로 명시하도록 했다.
또 게임 내부와 홈페이지는 물론 광고물에까지 ‘확률형 아이템이 포함돼 있다’는 취지의 문구를 포함하도록 했다. 적용 대상은 확률형 아이템을 제공하는 모든 게임물이다. 다만 청소년게임제공업과 일반게임제공업에 제공되는 ‘아케이드 게임’, 교육·종교 등 공익적 홍보 활동 목적과 시험용 등 ‘등급분류 의무 면제 대상에 해당하는 게임’은 표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확률형 아이템이 국내 게임업계의 주요 수익모델이었기 때문에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는 많은 게임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2020년쯤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진 데다, 지난 2월에는 게임산업법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만큼 게임사들은 새 수익모델에 대한 고심을 거듭해왔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넷마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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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는 ‘게임 패스’ ‘배틀 패스’ 등으로 불리는 구독형 상품을 도입하며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다음 달 7일 출시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히 배제했다. 캐릭터 성장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는 ‘성장패스’,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고 보상을 얻는 ‘배틀패스’ 등을 중심으로 유료 상품을 설계했다. TL 개발을 이끈 안종옥 프로듀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PC MMORPG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배틀 패스 중심의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게임 내 광고를 제거하는 월 정액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9월 출시한 방치형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28일간 9900원을 내면 광고를 제거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정액제에 가입하면 28일간 접속시 게임 속 재화인 루비를 매일 4000루비씩 지급하며, 가입 즉시 9900루비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출시 5일 만에 모바일 MMORPG 게임들을 제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최초에 결제를 해야 하는 PC·콘솔 플랫폼 위주 패키지 게임에 도전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네오위즈의 PC·콘솔 게임 ‘P의 거짓’은 출시 한 달 만에 100만장 판매를 돌파했다.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도 국내 최초로 싱글 패키지 누적 판매 200만장을 넘었다 넥슨은 지난 1월 출시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제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PC·콘솔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을 부담스러워하는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에도 적절하다”며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드는 것은 물론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수익 모델을 찾아서 정착시켜야 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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