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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문상열의 부시리그'

우승 감독의 프리미엄에도 왜 두 팀 우승이 힘들까 [문상열의 부시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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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신임 감독이 지난달 24일 취임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0.24 kangdcc@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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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두산 베어스는 팀을 3차례 한국시리즈에 정상에 올려놓은 김태형 감독을 2022시즌 계약이 종료되자 작별을 고했다. 김태형(56)은 KBO리그 사상 7년 연속 KS에 진출시킨 유일한 감독이다. KS를 10차례 우승한 김응용 감독도 작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야인이 돼 방송해설을 맡은 김태형 감독의 현역 복귀는 시간문제였다. 나이와 쌓은 업적을 고려하면 성적이 부진한 팀은 무조건 감독 후보 1순위로 꼽을 수밖에 없다. 타이밍 맞게 롯데는 시즌 도중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상 이유로 사임하고 대행 체제로 들어서 2023시즌이 끝나자마자 김태형을 새로운 감독으로 영입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감독은 총 19명이다. 이 가운데 9명이 멀티 우승을 이끌었다. 김태형 감독은 9명 가운데 1명이다.

역대로 KS 우승을 한 감독이 소속팀과 계약이 끝나거나 해고됐을 때 다른 팀으로 영입되지 않은 지도자는 현역 이강철, 염경엽, 김기태 등을 제외하고 딱 1명뿐이다. 빙그레 이글스 이희수 감독이다. 1999년 현 한화의 유일한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빙그레 감독으로만 사령탑을 맡고 현역에서 물러난 특이한 케이스다.

원년 OB 베어스를 우승시킨 김영덕 감독은 이후 삼성과 빙그레를 거쳤다. 최다 우승 김응용 감독은 해태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사장까지 역임하고 나중에 한화 감독을 맡아 스타일을 구겼다. 강병철 감독은 롯데를 우승시키고 두 차례 복귀하고 빙그레, SK 감독까지 지냈다.

1990년 LG를 우승으로 이끈 백인천 감독은 삼성과 롯데 사령탑을 역임했다. 원년 때는 MBC 청룡의 플레잉 매니저였다. 이광환 감독은 1994년 신바람 야구로 LG를 정상에 올려 놓은 뒤 한화-다시 LG, 우리 히어로스 감독을 지냈다. 감독 출발은 OB였다.

김인식 감독은 OB를 우승시킨 뒤 한화 지휘봉을 잡았다. 현대 유니콘스를 4회 정상으로 이끈 김재박 감독은 친정 LG 감독을 했다. 선동열은 감독은 삼성 우승 후 고향 KIA의 지도자로 복귀했다. KBO 사상 최다 팀 지도자를 지낸 김성근 감독도 SK 우승 후 한화를 지휘했다. 조범현 감독은 KIA-KT, 류중일 감독은 삼성-LG, 김태형 감독은 두산-롯데다.

우승 감독의 프리미엄은 이렇게 나타났다. 두 팀을 우승으로 이끈 감독은 김영덕과 김응용이 유이하다. 김영덕은 OB와 삼성, 김응용은 해태와 삼성이다. 하지만 김영덕 감독은 삼성에서 KS가 없는 통합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두 팀 정상은 김응용이 유일하다.

우승 감독의 프리미엄을 안고 더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 새 팀을 맡았는데 두 번째 정상 탈환을 이루지 못할까. 월드시리즈 역사가 120년이 되는 메이저리그도 두 팀 우승 감독은 단 5명에 불과하다. 올해 브루스 보치 감독이 텍사스 레인저스에 우승을 안겨 추가됐다.

스파키 앤더슨(신시내티 레즈,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브루스 보치(SF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 버키 해리스(워싱턴 세네터스, 뉴욕 자이언츠), 토니 라루사(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빌 맥케크니(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신시내티 레즈) 등이다. 이 가운데 양 리그에서 우승을 이끈 지도자는 앤더슨, 보치, 라루사 3명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NFL의 슈퍼볼을 두 팀에서 우승을 이끈 감독은 단 1명도 없다. 슈퍼볼은 57년 역사다.

그렇다면 왜 자칭 타칭 명장들이 두 팀 우승을 이끌지 못할까. 첫 번째 팀마다 클럽하우스의 문화가 다르다. 우승을 이끈 감독은 새 팀으로 이적했을 때 그팀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다. 내 방식을 따르라고 강요한다. 내부적인 갈등이 생긴다. 요즘의 소통 문제다. 두 번째 감독도 전성기가 있다. 우승 감독인 터라 검증이 돼 있고 경험을 평가해 영입하지만 예전과 같은 지도력이 잘 발휘되지 않는다. 물론 본인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32년 전인 1992년 마지막 KS 정상에 오른 롯데는 우승을 위해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다. 과연 그가 제2의 김응용 감독이 될지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롯데를 우승시킨다면 KBO 역사상 최고 감독으로 평가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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