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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주권 침해 아냐" 미얀마 국경서 대규모 훈련 나선 中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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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얀마 북부 코캉 자치구를 장악해 보이스피싱, 마약매매 등 각종 범죄행위를 주도한 4대 가문 대표. 성도일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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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북부 접경지대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진행 중인 중국군 남부전구가 28일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중국군 출신 군사전문가는 국경을 넘어 무장세력을 공격해도 해당 국가의 주권을 침범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군 남부전구는 박격포와 자주포 부대의 기동과 실사격 훈련을 담은 60초 분량의 영상을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앞선 지난 25일 톈쥔리(田軍里) 남부전구 대변인은 '실전화 훈련'의 개시를 밝히면서 “신속 기동, 국경 봉쇄 및 통제, 화력 타격 능력을 점검하고, 각종 돌발 상황에 대응을 준비하며, 국가 주권, 국경 안정과 인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단호히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훈련의 종료 시점을 밝히지 않은 채 미얀마 북부 코캉 지역의 내전이 중국으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훈련 개시 사흘째인 27일엔 해군 부함장 등을 역임한 왕윈페이(王雲飛) 중국국방정책연구회 연구원이 미얀마로 중국군 진입을 검토해야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스토리)을 통해 “이른바 이웃 나라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것은 사전에 해당 정부에 통지하고 해방군의 국경 밖 작전은 단지 적대 세력, 무장 집단만 겨냥하며, 상대방 정부군을 습격하지 않고 영토를 점령하지 않으며 부대를 장기간 주둔시키지 않은 채 작전 종료 후 병력을 즉각 철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반정부 성향의 무장 세력에 대한 공격은 국경을 넘어 진행하더라고, 해당 정부에 사전 통지하고 작전 완료 후 바로 철수한다면 해당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게 아니란 취지다.

왕 연구원은 “해외 군사작전은 국제적으로도 흔하다”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시리아·이라크·투르키예에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타격했고, 인도는 카슈미르의 반군 무장세력을 공격했다”고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만일 해외 군사작전을 시작할 수 있다면 밀수·마약 매매·보이스피싱 등 중국 국민의 안전에 해를 끼치는 근원을 뿌리 뽑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방군의 해외 작전 능력을 제고할 수 있다”며 과감한 행동을 촉구했다.

이어 “중국은 과거 오랫동안 해외에 군대를 한 명도 주둔시키지 않았지만 이후 대규모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면서도 국제적으로 어떠한 부정적 반응도 야기하지 않았으며 적지 않은 국가의 환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왕 연구원이 국경 밖 군사작전을 주장하자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환호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해외 군사작전을 단행하기 위한 여론 군불 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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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교부 “해군 호위편대 미얀마 수도 도착”



중국 외교부는 말을 아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중국과 미얀마는 우호적인 이웃으로 미얀마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한다”면서 “중국·미얀마 두 나라의 친척 같은 우정에 어떠한 도발도 인심을 얻을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전날 “27일 중국 해군 제44 호위 편대가 미얀마 수도 양곤에 기착, 나흘 일정의 우호 방문을 시작했다”며 “북부 충돌 사태를 고도로 주시하며 확실하고 효과적인 조치로 중국·미얀마 국경의 안보와 안정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데서 한발 물러선 어조였다.

미얀마 코캉 지역은 주민 대부분이 중국계 소수민족이 살고 있어 제2의 크림반도로 불리는 지역이다. 특히 내전에 따른 대규모 난민 유입이 반복되고 있어 만일 한반도 급변사태 발생 시 중국의 대응을 예측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불리는 지역이다.

이번 코캉 내전은 지난 10월 27일 보이스피싱 단속을 내건 펑더런(德德仁)이 현지 토착 바이(白)씨와웨이(魏)씨, 두 개의 류(劉)씨 등 4대 가문의 본거지 라오까이(老街)를 습격하면서 시작됐다.

펑더런은 지난 2009년 미얀마 정부군과 전투에서 패배했던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 사령관 펑자성(彭家聲·92)의 아들이다. ‘코캉왕’으로 불리던 펑자성이 정부군에 패해 몰락하자 4대 가문은 각각 민병대, 변경수비대, 경찰부대를 나눠 장악한 채 마약·도박·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를 자행하는 정치·군사·상업이 삼위일체를 이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대일로 방해 해외 범죄세력 제거 나선 듯”



펑더런은 최근 “아군은 라오까이 총공세를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며 “시내 주민 및 외국 상인이 전투를 피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이므로 체류 중인 중국인은 서둘러 귀국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앞서 펑더런은 현지의 보이스피싱 조직 두목 63명, 수배자 1531명 등을 포함한 범죄혐의자 3만1000명을 중국 측에 인도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 2009년 미얀마 정부군과 펑자성의 충돌 당시 난민 3만7000명과 무장세력 700여명이 중국 국경 안으로 진입했다. 당시 중국 중앙정부는 1급 급변사태를 발령하고 유입된 난민을 임시 수용소에 수용하다가 사태가 진정된 뒤 미얀마로 돌려보냈다.

신상진 광운대 국제학부 교수는 “코캉 4대 가문의 각종 범죄에 중국인 피해가 늘고, 미얀마를 관통해 인도양에 진출하려는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전략에도 영향이 우려되자 중국이 친중 성향의 펑 씨를 막후 지원하는 방식으로 4대 가문 제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미얀마 국경에서의 중국군 동향은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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