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쓰는 남자가 이상형이에요. 왠지 꾸밀 줄 알고 센스 있을 것 같아서요.”
“갤럭시 쓰는 여자는 꼭 잡으세요. 허세 없고 실속을 챙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폰과 갤럭시 둘중 어느 제품이 나은가”라는 주제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계층, 지역 간 갈등을 넘어 이젠 스마트폰 기종을 놓고 편을 가르는 이른바 ‘폰 갈라치기’가 등장했다.
‘갤럭시냐 아이폰이냐’ 논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갤럭시 유저와 아이폰 유저는 서로를 각각 ‘삼엽충’(삼성 제품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 ’앱등이‘(애플+꼽등이)’로 부르며 비하했다.
문제는 이 같은 확증편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서로를 얕잡아 부르는 데 그쳤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남녀간의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일례로 갤럭시 폰을 쓰는 여성은 검소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행에 덜 민감해 진국인 사람인 반면 아이폰을 쓰는 여성은 허영심 많은 여자라는 식이다.
지난달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한 대학생이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는 남성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주무관이 충주시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에게 갤럭시를 쓰는 남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느냐고 묻자 영상 속 한 여대생은 “갤럭시를 사용하는 사람이 연락처를 물어보면 당황스럽다”고 답하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해당 영상은 공개된 이후 ‘갤럭시 쓰는 사람을 조롱하는 영상’이라는 비판과 함께 하루 만에 삭제됐다.
세대간 갈등 역시 심각하다. 나이 든 기성세대는 갤럭시를 선호하고 젊은 세대는 아이폰만 쓴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갤럭시는 어느덧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아이폰은 허영심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아재폰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는가 하면 MZ세대 선호도가 높은 연예인을 활용하는 등 갤럭시 폰에 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반대로 아이폰의 경우 허영과 사치의 상징으로 낙인 찍히면서 이같은 부정적인 프레임을 벗어내는 것이 숙제다. 또 해를 거듭할수록 비싼 가격에 비해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탓에 매년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2010년 초 시작된 이래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려왔다. 올해로 약 23년이 된 이 시장은 어느덧 스마트폰 모델의 디자인과 사양이 상향 평준화됐다. 어느 스마트폰을 사도 기능적으로 부족함이 없다는 의미다. 전세계 스마트폰 글로벌 1, 2위인 동시에 영원한 라이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것은 더욱 그렇다.
“갤럭시냐 아이폰이냐” 주제는 스노우볼 효과를 일으키며 매년 심화되고 있다. 개인 선호도나 스마트폰 사용 습관에 따라서 선택이 달라지는 이 문제를 놓고 남녀간, 그리고 세대간 소모적인 논쟁을 이쯤에서 마쳐야 할 때가 아닌지 깊이 되새겨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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