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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금)

갈라진 인요한 혁신위…비정치인은 '속도론', 정치인 '조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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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1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혁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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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오는 30일 ‘지도부·중진 험지 출마’ 권고안을 지도부에 공식 요구할 예정인 가운데 혁신위 내부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혁신위원은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3일 회의에 인 위원장을 제외한 12명의 혁신위원 중 11명이 참석했는데 권고안에 대해서 ‘지도부에게 시간을 좀 더 줘야 한다’는 의견이 6명, ‘시급히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5명이었다”라며 “아직 이견조율이 안된 상황인데 갑자기 지난주 일부 혁신위원의 사퇴 소동이 있으면서 혁신위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고 했다.

이를 반영하듯 매주 화요일 혹은 수요일에 이뤄지던 비대면 회의가 이번 주 열리지 않았다. “화상으로 얼굴을 보면 서로 서먹서먹하지 않겠냐”는 이유였다. 이 때문에 완충 역할을 할 사전회의 없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대면 회의에서 권고안이 곧장 다뤄지게 됐다. 이렇듯 혁신위 내홍이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식으론 안된다”



발단은 지난 23일 회의에서 “권고안을 서둘러 공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비(非)정치인 출신인 이젬마·임장미·박소연 위원이 회의 직후 “이런 식으로는 혁신위가 굴러가기 힘들다”며 주변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이들의 발언으로 곧장 ‘사의표명설’에 불이 붙었는데, 인 위원장이 다음 날 이들을 직접 만나 오찬을 함께한 뒤 공지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며 진화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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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위원회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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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 사람이 뒤이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도 설득시키지 못하면서 대체 국민을 어떻게 설득하겠냐”며 지도부와 일부 혁신위원을 겨냥했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의 몸만 사리는 모습을 보면서 무기력과 분노를 느낀다”라고도 했다. 일부 혁신위원이 주장하는 ‘속도조절론’이 사실상 권고안을 좌초시킬 수 있다고 보고 속도전을 강조한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혁신위 종료 후 본업으로 돌아갈 분들 입장에서는 시간만 끄는 정치권 인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컸을 것”이라며 “혁신위 내부에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외부 발언이라도 해야겠다고 자연스레 판단하지 않았겠냐”고 했다.



“밀어붙이는 건 능사 아니다”



반면에 ‘속도조절론’을 폈던 혁신위원 입장에서는 이들의 행동에 거부감을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정치인 출신 혁신위원은 통화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혁신위원은 ‘인 위원장이 처음 불출마를 권고한 지 3주가 흘렀으니 시간을 충분히 줬다’고 하지만 실제 대상자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 아니냐”며 “무작정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가 아닌데 너무 세게 밀어붙인다”고 했다. 권고안을 서둘러 공식요구해도 지도부가 무반응으로 일관하면 되레 혁신위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남은 한 달여 간의 혁신위 활동 기간 차근차근 설득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속도조절론’을 펴는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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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국민의힘 혁신위 대변인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8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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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일부 혁신위원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다. 한 혁신위원은 “23일 회의에는 건강한 토론이 오갔는데 갑자기 일부 혁신위원이 불만을 외부에 토로하면서 앞으로 혁신위에서 허심탄회한 토론이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젬마·임장미·박소연 위원이 문제 삼은 김경진 위원의 “시간끌기용” 발언에 대해서도 한 혁신위원은 “듣는 입장에서는 전혀 논란이 될만한 얘기가 아니었고, 신중히 처리하자는 의미로 들렸다”며 “그걸 문제 삼으면서 사람 하나를 '기득권'으로 전락시키지 않았느냐”고 했다.



안건 전망은



내홍까지 겹치면서 30일 열리는 혁신위 회의에서 권고안이 곧장 정식 안건으로 채택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23일 회의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이니만큼 충분한 의견 청취에 무게를 두고 안건 채택 자체는 미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다른 혁신안을 먼저 의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에 익명을 원한 혁신위원은 “권고안이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안건으로 바로 의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인 위원장의 평소 언행에서 볼 때 ‘쇠뿔도 단김에 빼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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