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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은 나, 직원은 챗GPT

매일경제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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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은 나, 직원은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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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프러너(Solopreneur). 'Solo(솔로)'와 'Entrepreneur(기업가)' 두 단어의 합성어다. 1인 기업가를 의미하는 이 용어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최대 화두다.

과거에는 1인 자영업자 정도의 의미였지만 최근에는 최신 인공지능(AI) 기술로 무장한 첨단 스타트업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1인 기업가 바누 테자는 특정 웹사이트 콘텐츠를 바탕으로 챗봇을 빠르게 만들어주면서 올해 들어서만 매출 15만달러(약 2억원)를 올렸다. 미국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지 오는 30일로 1년을 맞는다.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생성형 AI 기술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이 같은 '솔로프러너'가 속출할 만큼 기존 기업 조직 형태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컨설턴트, 그래픽 아티스트, AI 개발자를 비롯한 고급 인력들의 생산성이 오르면서 인재육성 방향도 S급 인재를 AI가 보조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버드대·펜실베이니아대·보스턴컨설팅 연구진이 700명을 상대로 관찰·분석한 'AI가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컨설턴트가 생성형 AI를 활용할 때 생산성이 최대 42.5% 향상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숙련된 근로자는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 즉 '도메인 지식'이 더 넓어 생성형 AI를 적재적소에서 활용하기 때문이다. 한 정보기술(IT) 업체 대표는 "종전에는 S급·A급·B급 인력이 모두 필요했지만 이제는 AI가 사실상 보조 인력처럼 되면서 B급 인력까지 채용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빅데이터·AI 기반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국 스타트업 티디아이(TDI)는 AI를 도입해 인력은 조정하면서도 매출·영업이익을 극대화했다. TDI는 전체 직원 숫자를 150명에서 30명으로 줄였다. 대신 신시장 개척 차원에서 베트남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개발인력 40명을 새롭게 채용했다. 전체 인원이 150명에서 70명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혁신에 매출액은 2022년 121억원으로 전년 83억원 대비 46% 증가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서울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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