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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험지 출마 선언···한동훈과 맞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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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험지 출마 선언···한동훈과 맞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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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사수 및 위성정당 금지법 통과를 당 지도부에 촉구하며 자신의 현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선거제 문제에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며, 이를 촉구하기 위해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당이 고전하는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에선 이 의원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 시 맞불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저는 그동안 우리 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연동형 비례제를 사수해야 한다고,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저부터 기득권 내려놓겠다. 다음 총선에서 저의 용인정 지역구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의 결단을 위해서라면, 그곳이 어디이든, 당이 가라 하는 곳으로 가겠다”며 “우리 당이 고전하는 험지 어디든 가겠다”고 말했다. 이탄희 의원실은 이날 경기 용인정 지역위원장 사퇴서를 당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선 두 번째 험지 출마 선언이다. 앞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3선을 한 서울 중·성동갑 지역을 떠나 서울 서초을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우상호(서울 서대문갑)·오영환(경기 의정부갑)·강민정(비례대표)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우리 당의 본질을 지키자. 당장의 이익보다 대의와 가치를 선택하는 김대중·노무현 정신으로 돌아가자”며 “그것이 우리의 역사이고 전통이다. 저부터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우리는 지난 4년간 국민께 ‘정치개혁’을 수차례 약속했다. 내일 의원총회에서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9일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원칙을 지킬 때 우리는 비로소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그것이 민주당의 역사이고, 국민들이 민주당을 평가하는 기준”이라며 “국민통합·정치교체를 약속했던 이재명 당대표와 지도부가 내일 의원총회에서 올바른 결단을 이끌어주시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한다. 마지막으로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이 의원 선언에 힘을 보탰다. 박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탄희 의원의 목소리가 민주당과 한국 정치에 큰 울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정치개혁을 이끌었던 국민 개혁정당이다. 위성정당을 방지하고, 연동형 비례선거제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적었다.


이 의원이 험지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장관과의 대결 성사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한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그 지역구에 자객으로 이 의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탄희 의원이 선거법 개혁에 진심을 보였다.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이 의원이 한 장관 주장을 반박하고 대응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며 “이 의원의 험지 출마 선언에 한 장관이 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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