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시카고 컵스로 이적한 크레이그 카운실 감독은 MLB 역대 최고 연봉 800만 달러를 받는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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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023시즌 후 메이저리그 감독은 8명이 교체됐다. 이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전 밀워키 브루어스 크레이그 카운실(53)이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다. 시즌 막판 카운실과 호흡을 맞췄던 데이비드 스턴스 전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사장이 뉴욕 메츠 자리로 옮기면서 묘한 기류가 흘렀다. 메츠행이 유력해 보였다.
카운실은 2015년~2023년 9년 동안 밀워키 사령탑으로 재임했다. 팀의 역대 최장수 감독이고 성적도 707승 625패로 최다승이다. 4년 연속 포함해 5차례 포스트시즌으로 스몰 마켓의 밀워키를 경쟁력 있게 만든 주역이다. 태생도 밀워키로 고교를 이곳에서 다녔고 19년을 브루어스 조직에 몸담았던 밀워키 맨이었다.
구단은 인터뷰를 허락했다. 미 스포츠에서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인터뷰 허가는 이적을 의미한다. 마음이 떠난 사람을 잡지 않겠다는 뜻이다. 메츠행이 유력했던 카운실은 돌연 방향을 바꿔 라이벌 시카고 컵스로 둥지를 바꿨다. 예상을 깬 뉴스였고 밀워키 팬들은 분노했다. 시카고와 밀워키는 매우 가까운 거리이고 두 팀은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에 속해 있다. 마켓 사이즈는 다르다.
카운실의 시카고 이적과 계약 조건도 충격적이었다. MLB 역대 최고 연봉 계약이다. 5년 4000만 달러(520억 원)로 연봉 800만 달러(104억 원)다. MLB는 그동안 감독 연봉이 하향 평준화를 보였다. 팀을 4차례나 월드시리즈로 이끈 조 토리 감독이 뉴욕 양키스와 마지막 계약 때(2007년) 750만 달러가 MLB 역대 최고액이었다. 2023년 감독 연봉은 은퇴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테리 프랑코나 420만 달러로 최고였다.
11월 6일 카운실의 시카고 감독행과 연봉이 발표된 뒤 1주일 지나서다. 대학 풋볼 텍사스 A&M은 짐보 피셔 감독을 해고했다. 거의 프로화가 돼 있는 대학 풋볼에서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문 감독 해고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피셔의 해고는 미 대학 풋볼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확연히 드러냈다.
피셔(58)는 플로리다 스테이트 감독(2010~2017년)을 역임하면서 전국구 지도자로 떠올랐다. 5년 연속 메이저 볼(Bowl) 진출과 내셔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7시즌 5승6패로 부진했던 피셔는 이 해 12월 1일 SEC(Southeastern Conference) 텍사스 A&M으로 옮겼다. 당시 미 대학 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10년 총연봉 7500만 달러(976억 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계약이 4년이나 남아 있는 피셔를 해고했다. A&M 6년 동안 메이저 볼 진출은 2020년 오렌지볼이 유일했다. 6년 동안 45승25패로 기대 이하다.
문제는 해고가 아니었다. 잔여 연봉이었다. 2031년까지 대학이 해마다 피셔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봉이 900만 달러 이상이다. 그러나 A&M은 계약 기간 도중 해고할 때 바이아웃 조건을 삽입한 데 발목이 잡혔다. 바이아웃 금액이 7700만 달러(1002억 원)다. 애초 10년 7500만 달러보다 더 많은 액수다. 대학이 풋볼에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하는지를 알 수 있다.
텍사스 A&M 대학 체육부장은 “학교는 첫 번째 일회성 지급에 12번째 재단 내의 제한 없는 기부금을 사용할 것이다. 스포츠부는 수입을 늘리고 그에 따라 연간 운영 예산을 조정하며 남은 부분에 대한 연간 지급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12번째 재단’은 텍사스 A&M 대학의 풋볼 팬 응원에서 유래했다. 풋볼 팬을 12th 맨이라고 한다. 대학의 잘못된 감독 기용과 해고로 입는 재정적 손해는 엄청나다. 피셔에게 허비되는 돈을 학생 장학금으로 사용한다면? A&M 학생들이 시위한다는 뉴스는 아직 보지 못했다.
A&M은 SEC 소속이다. 풋볼이 종교나 다름없는 남동부 컨퍼런스다. SEC는 2024년부터 ESPN과 새로운 방송중계권 10년 계약을 맺었다. 연간 3억 달러의 중계권을 받는다. 2021-2022년 회계연도에 14개 학교의 수입 분배금이 5000만 달러에 이른다. A&M 이 피셔 전 감독에게 바이아웃으로 거액을 지급해도 대학 재정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MLB 감독은 162경기에 장기레이스를 지휘하고도 연봉은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대학 풋볼은 13경기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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