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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유수연 기자] 최근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잡은채 화려하게 종영한 MBC ‘연인’. 그리고 그 뒤를 이어 KBS ‘고려거란전쟁’이 대하사극 부활을 올리며 착실히 화제성을 높여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KBS ‘혼례대첩’, MBC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방영 예정인 KBS2 ‘환상연가’ 등의 퓨전 사극, ENA ‘낮에 뜨는 달’까지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드는 ‘사극’ 전성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사극도 다 같은 사극이 아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연인’은 역사적 사실 위에 연인의 사랑이라는 상상력을 얹어 큰 인기를 끌었다. KBS ‘혼례대첩’도 마찬가지다. '혼례대첩'은 조선시대 청상부마와 청상과부가 만나 원녀, 광부 혼례 대작전을 펼치는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배경인 조선시대와 그 시대의 풍속을 다루며 복식 등의 고증은 철저히 지키고 있지만, 이 외의 이야기는 판타지적인 특성과 상상력을 제대로 얹어 버무려 냈다.
‘낮에 뜨는 달’과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퓨전 사극이다. 낮에 뜨는 달'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살해당한 뒤 시간이 멈춰버린 남자와 전생의 기억을 잃고 한없이 흘러가 버린 여자의 위험하고 애틋한 환생 로맨스로, 신라와 현재라는 두 시대에서 극이 펼쳐진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박연우(이세영)와 21세기 강태하(배인혁)의 계약 결혼을 담은 이야기다.
반면 ‘고련 거란 전쟁’은 ‘대하사극’의 명가 KBS가 말아주는 전통 사극이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다. '왕 전문 배우'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대하사극에 다수 출연한 최수종이 10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왔고, 270억이라는 방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스케일이 다른 전쟁신을 선보이며 ‘사극 덕후’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고 있다.
사실 이전부터 사극의 인기몰이는 왕왕 있었다. 실제와 상상력이 더해진 ‘연모’, ‘슈룹’, ‘환혼’ 등의 퓨전 사극은 물론,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명불허전’, ‘인현왕후의 남자’,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성공한 ‘사극’의 사례는 많다. 이처럼 과거에도, 현재에도,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소재임은 분명하지만, 유독 최근 들어 안방극장에 ‘사극 시대’가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요인을 다양할 것이다. 타 장르의 드라마들이 비교적 힘을 못 쓰기 시작하자 사극의 활약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 또한 사극 제작은 ‘전통 사극’을 주로 다뤄오던 공중파의 제작 전문 분야임은 물론, 장르 특성상 고정 시청자와 팬층을 가지고 간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 불가능해지자, 밀려있던 시나리오 중 국내 촬영이 용이한 사극 장르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되기 시작했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한 연예계 관계자는 “한동안 사극 드라마 세트장 섭외를 위한 제작진 간의 신경전이 매우 치열했다”고 전하기도. “공중파와 케이블까지 모두 한정된 세트장을 사용하려다 보니, 제작사 간의 살벌한 ‘눈치 게임’이 있었다”는 후문을 전했다.
아직 ‘사극 시대’의 후발대는 남아있다. KBS2에서는 ‘환상연가’가 방영을 기다리고 있으며, 티빙에서는 ‘우씨왕후’, ‘원경’ 등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K-콘텐츠의 진수인 ‘사극’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누구 하나 패배자 없이 다양한 사극 작품이 고루 사랑받는, 기분 좋은 경쟁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yusu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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