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발굴조사서 간돌검 첫 발견…"선사시대부터 해상활동 이뤄져"
청동기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간돌검 날의 일부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전북 군산 선유도 인근 바다에서 청동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기 유물이 처음 확인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선유도 해역에서 수중 발굴조사를 한 결과, 간돌검을 포함한 유물 180여 점을 발굴했다고 27일 밝혔다.
간돌검은 돌을 갈아서 만든 칼로,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석기 유물이다.
주로 고인돌과 같은 무덤에서 발견되는데, 수중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발견된 부분은 칼날의 일부 조각인 것으로 파악됐다.
선유도 해역에서 발굴한 간돌검, 기와, 토기, 어망추 |
그간 선유도의 조개무지(먹고 버린 조개껍데기 등이 쌓여 형성된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을 볼 때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했던 사실은 알려져 있으나, 당시 해상 활동이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간돌검은 국내 수중 발굴조사에서 처음 발굴된 유물"이라며 "청동기시대부터 이미 선유도 해역에서 해상 활동이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간돌검 외에 청자, 백자, 기와 등 다양한 시기의 유물이 확인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유물 가운데 고려청자가 38점, 분청사기가 5점, 백자가 27점, 도기류는 50점에 이른다"며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폭넓은 시기를 아우른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중국 남송 대에 제작된 유물이 발견된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중국 남송시대 추정 백자비문접시 |
조사 결과, 빗으로 긁은 듯한 문양이 있는 백자 접시, 귀 모양의 고리형 손잡이가 4개 달린 청자 항아리 등이 확인됐는데 이는 선유도 해역에 중국 고선박이 매장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소 설명이다.
실제 선유도 일대는 과거 물건을 실어 나르던 조운선이 정박하거나 수군 진영인 군산진, 사신이 묵었던 객관(客館)인 군산정 등이 있던 곳으로 과거부터 많은 선박이 오간 길목이다.
국제무역 항로의 기착지로 서해 연안 항로의 거점 역할을 한 해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선유도 해역에서 발굴한 다양한 시기의 유물 |
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주변 해역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선유도 해역에서는 2020년 수중에서 유물을 목격했다는 잠수사의 신고를 받아 조사를 시작한 이래 2022년까지 고려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유물 500여 점이 나온 바 있다.
조사 대상 면적은 약 23만5천㎡(약 7만1천평)로, 현재는 일부만 조사한 상태다.
연구소는 "유물이 많이 발견된 암초 주변부터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2024년에도 고선박과 유물 집중지역을 확인하기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유도 해역에서 조사 중인 발굴바지선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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