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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中日외교수장, '전략적 호혜' 확인..오염수에선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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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부장 겸 외교부장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25일 부산에서 회담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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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과 일본 외교 수장이 양국의 ‘전략적 호혜관계’ 추진을 재확인했지만,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놓고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기싸움’을 벌였다.

26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부장 겸 외교부장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전날 회담을 열고 오염수 문제와 한반도 정세 등 현안을 논의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지난 9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왕 부장과도 회담도 이번이 최초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전략적 호혜관계’ 추진을 위해 “상응하는 로드맵과 시간표를 만들어야 한다”며 ▲올바른 상호이해 확립 ▲상호 간 정당한 우려 존중 ▲호혜 협력 강화 등 세 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서로 위협이 되지 않고 서로 협력 파트너가 돼 각자 평화 발전을 견지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일본은 대만 문제에서 약속을 지키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실질적으로 준수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방류는 해양 안전과 민중의 건강 문제에 연관되고, 중국은 일본의 무책임한 방식에 반대한다”며 “현재는 각 이해관계자가 전면적이고, 효과적이며, 독립적으로 장기 모니터링 메커니즘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미카와 외무상 역시 양국이 샌프란시스코 중일회담에서 ‘전략적 호혜관계’의 지위를 재확인한 점을 거론하면서 “일본은 중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대화·소통 강화로 긍정적인 요인을 축적하며, 일중 관계가 양국 지도자가 가리킨 방향으로 전진·발전하도록 추동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그러나 오염수 문제 등을 놓고는 입장이 갈렸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회담 후 취재진과 만나 왕 부장에게 오염수 해양 방류에 따른 중국 측 대응 조치인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규제를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독자적인 오염수 모니터링 기회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국가의 주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위와 독립성이라는 원칙이 전제가 된다”며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양국이 오염수 문제에서 입장의 차이를 인식하고, 건설적인 태도로 협의와 대화를 지속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로 했다”고 피력했다.

반면 왕 부장은 회담 후 일본 취재진이 오염수 논의 결과를 질문하자 “중국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지난 23일 일본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를 만나 오염수에 대한 중국의 독자적인 모니터링 기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양국 외교장관이 한반도 정세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 부장, 가미카와 외무상은 26일 오후 부산에서 4년 3개월 만에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3국 정상회의 재개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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