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찍은 남학생 집에 여교사 보낸 학교…교육청 “회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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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제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여자 화장실을 불법촬영한 남학생에 대해 피해 당사자일 수도 있는 여교사들에게 가정방문 하도록 지시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교육당국이 피해 교원과 학생들을 상대로 지원책을 내놨다.

제주도교육청은 지역 내 모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화장실 불법 촬영 사건과 관련해 피해교원 및 학생을 보호하고 재발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23일 밝혔다.

교육청은 오는 27일과 28일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응급심리지원 특별상담실을 운영한다. 교육청은 특별상담을 거쳐 2차 피해가 우려되거나 심리적 불안감이 높을 경우 전문기관에 연계할 방침이다.

앞서 제주교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피해 여교사들에 대한 교장과 교감의 진심 어린 사과, 공무상 병가 인정과 정신과 치료 지원, 피해 여교사가 원할 경우 비정기 전보 등 교육청 차원의 지원, 재발방지 조치 등을 요청했다.

이후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들은 노조와의 면담을 통해 해당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고 피해 교사들에 대한 지원과 회복, 재발방지 조치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노조는 "교육감도 노조 집행부만큼이나 해당 사안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고, '제가 피해 교사분들께 대신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피해 교사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미 해당 학교 관리자에 대한 신뢰가 손상돼 회복이 어려운 상황으로 보여 인사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이 있었다"며 "피해 교사에 대한 지원과 회복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달 18일 체육관 여자 화장실에서 교사가 바닥에 놓인 갑티슈 안에 불법촬영 기기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수사가 시작되자 재학생 B군이 자수했다.

이후 교감은 같은 달 26일쯤 B군 담임인 C교사와 학생부장 등 여교사 2명에게 B군의 가정방문을 지시했다. 두 여교사는 가정방문 직전 '혹시나 가해 학생이든 아버지든 달려들면 한 명이라도 빠져나와서 112에 신고하자'고 말하는 등 충격과 공포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직 3년 차인 C교사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3개월 진단을 받고 병가를 냈다. 불법 촬영기기를 처음 발견한 D교사 역시 사건의 충격과 사후에 받은 2차 피해로 심리적 고통을 겪으며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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