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최서원, 윤 대통령에게 사면 요청…“서민인 제게 가혹”

중앙일보 연재 중인 박근혜 회고록엔 “이해 안 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18년이 확정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최서원(67·개명 전 최순실)씨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했다. 그는 4쪽짜리 자필 편지에는 최근 언론에 회고록을 연재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비쳤다.

최씨의 법률대리인 이경재 변호사는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가 직접 쓴 사면요청서를 공개했다.

최씨는 ‘사면요청서를 쓰면서’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저는 허울 좋은 비선 실세로 박 (전) 대통령과 공동정범으로 엮여서 모든 것을 빼앗겼다”며 “모든 국정농단자와 청와대 전 비서관조차 사면·복권되는데 서민으로 남아있는 저에게는 형벌이 너무 가혹하다. 이번에 사면되지 않으면 현 정부에서는 제 사면·복권을 해줄 수 없다”고 윤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했다.

그는 “진보 쪽에서는 정경심씨의 석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지난번에 가석방으로 결국 출소했다”며 “그러나 저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조차 사면·복권에 대한 얘기는 껄끄러워하고, 나서주길 힘들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중앙일보에 회고록을 연재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불편함도 내비쳤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이 JTBC와 연결된 중앙일보와 자서전을 게재하시는 걸 보면서 적잖이 당황했고, 이해가 가질 않았다”면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고, 저에 대한 것이 어떻게 나올지 저도 면밀히 보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태블릿 피시(PC)를 입수해 보도한 제이티비시(JTBC)에 대한 불편한 감정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북아 사무실에서 이경재 변호사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씨는 국정농단 수사와 유죄 판결은 잘못됐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모든 것이 진실보다는 거짓과 가짜뉴스로 국민들을 선동하고 이 나라 최초 여성 대통령을 탄핵시킨 것은 역사에도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의 건강이 나쁘다는 이야기와 함께 “최서원은 8년째 복역 중이고 벌금과 추징금 납부로 강남의 빌딩 등 전 재산을 상실했다”고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6년 11월 구속된 최씨는 2020년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뇌물 등 혐의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원의 형이 확정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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